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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한진해운 회사채에 눈독 들이는 개미들…‘법정관리 재테크’ 투자 유의해야

[취재뒷담화]한진해운 회사채에 눈독 들이는 개미들…‘법정관리 재테크’ 투자 유의해야

기사승인 2016. 09. 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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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YEON KIM
김보연 경제부 기자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한 한진해운 채권 투자에 관심을 갖는 고객 문의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상 휴짓조각이 돼버린 채권에 투자자들은 왜 관심을 갖는 것일까요?

이른바 ‘법정관리 재테크’를 통해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말에 벌써부터 눈독을 들이고 있는 모습입니다. 법정관리 재테크란 투자자들이 팔아치운 부도채권을 싼 가격에 사들인 후 향후 기업으로부터 현금 또는 주식으로 원금 일부를 돌려 받아 차익을 내는 투자 방식을 의미합니다.

한진해운 채권을 예로 들어 봅시다. 액면가 1만원으로 발행된 한진해운 채권 가격은 최근 법정관리 신청 이후 2000원대로 곤두박질쳤습니다. 이 가격대에 채권을 매수한 투자자들의 경우, 만약 회사가 채권 액면가의 40%를 돌려준다면 100%의 투자 수익을 낼 수 있게됩니다.

실제로 지난 1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동부건설의 경우 원금 회수율이 60%에 달해 법정관리 발표 직후 4000원대까지 떨어졌던 회사채를 사들인 투자자의 경우 50%의 수익을 낸 바 있습니다. 웅진홀딩스 역시 70%에 달하는 회수율로 투자자들이 높은 수익을 냈습니다.

그러나 꼭 이런 사례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부도채권을 매수한 투자자들이 이익을 보기보다는 막대한 손실을 입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2010년 법정관리에 돌입한 대한해운의 경우 원금 회수율이 4% 수준이며, STX팬오션도 20%가 채 되지 않았습니다.

전문가들은 리스크가 높은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아직까지 한진해운의 원금회수율이 어느 정도 수준에서 결정될 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한진해운은 부채 규모가 예상보다 크고 자산 중 상당 부분이 담보로 잡혀 있어 회사채 투자자들에게 돌아갈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입니다.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자문 대표는 “한진해운이 정상 회생 절차를 밟게될 경우 원금회수율이 40~50% 정도 될 것으로 본다”면서도 “그러나 현대상선 자산매각 등의 변수가 생기면서 기업가치가 어떻게 변할지 예측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어느 수준에서 원금 보상이 진행될 지 아직은 상황을 지켜봐야 된다는 거죠.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진해운 채권 투자자들의 경우 원금 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봐야될 것 같다”며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비용 다 차감하고 남은 순자산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회수율이 10% 이상 될 가능성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이 투자의 본질이라고 말합니다. 다만 법정관리 재테크는 늘 위험천만한 투기라는 지적을 함께 받고 있습니다. ‘초고위험등급’에 달하는 투자인 만큼, 항상 실패하는 경우의 수를 유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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