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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 출현에서 구속까지

`미네르바‘ 출현에서 구속까지

기사승인 2009. 01. 10.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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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공간에서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며 명성을 날렸던 `미네르바' 박모(31)씨는 지난해 3월께부터 포털 사이트 다음 토론방 아고라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그가 주목받은 것은 작년 7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가 한국에도 불똥이 튈 것이라고 예측하면서부터.

이후 리먼브라더스 파산 예측이 적중하면서 `미네르바 신드롬'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그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증폭됐다.

현 정부 정책의 문제점에 대한 통렬한 비판과 환율.부동산.주식 등에 대한 예리한 분석에 투자자와 네티즌은 열광했다.

미네르바의 글은 건당 평균 조회수가 10만을 훌쩍 넘기기도 했다.

미네르바 신드롬은 작년 10월 무렵 정점에 올랐는데, 온라인상에는 그를 `인터넷 경제대통령'이라 부르며 "미네르바를 재정부 장관에 앉혀야 한다"는 글이 넘쳐났다.

세간의 폭발적 관심에 부담을 느낀 탓인지 작년 9~11월 활동을 접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인터넷에 다시 글을 올렸다.

한 월간지에 미네르바의 단독 인터뷰가 보도되면서 제도 언론에 처음 등장한 것도 이 즈음인데 박씨는 체포 뒤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위기를 방관하고 최근 위기를 결국 피해가지 못하게 한 데 대해 사죄한다는 지난 5일의 글이 인터넷 공간에서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됐다.

그러나 검찰이 미네르바의 정체가 30대 무직자인 박씨라고 지목하면서 그가 스스로 밝힌 자신의 경력은 허위로 들어났고, 예측은 `짜깁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미네르바가 지난해 12월29일 "정부가 긴급업무명령 1호로 29일 오후 2시30분 이후 7대 금융기관 및 수출입 관련 주요 기업에 달러 매수를 금지하라고 긴급 공문으로 전송했다"는 글을 올리자 곧바로 수사에 착수했다.

이 글이 미네르바에게는 결정적인 `자충수'가 된 셈이다.

검찰이 그가 인터넷에 올렸던 이전의 글은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했거나 근거 없는 비방, 또는 허위사실로 보기 어려워 수사에 착수할 명분이 마땅치 않다고 봤지만 이 글은 명백히 사실에 어긋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즉시 포털사이트인 `다음'을 운영하는 다음커뮤니케이션에 미네르바를 ID로 쓰는 회원이 가입 때 등록한 신상명세와 글을 올린 인터넷 주소(IP) 등 관련 자료를 요청해 확보했다.

이후 검찰 수사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검찰은 IP 추적을 통해 수사 착수 나흘만인 지난 2일께 미네르바의 신원을 구체적으로 알아낸 데 이어 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소재 그의 집에서 연행했다.

그는 법무부 장관 등이 수차례 수사하겠다는 경고음을 보냈음에도 소재 추적이 어려운 PC방 등이 아닌 자신의 집에서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바람에 쉽게 검거망에 걸려들었다.

박씨는 같은 날 오후 6시께 긴급체포 상태로 신분이 바뀌었으며 9일 구속영장이 청구돼 10일 결국 수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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