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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 침몰] 취재 현장, ‘눈물의 팽목항’

[여객선 침몰] 취재 현장, ‘눈물의 팽목항’

기사승인 2014. 04. 18.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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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돌아오기만 기다리고 있는 부모의 애탄 가슴

화이트보드에 적힌 사망자 26명(남 14, 여 12), 아직 남아있는 실종자 270명.

진도 앞바다에서 세월호가 침몰한 지 사흘째를 맞이한 18일, 본래의 일정이었다면 오늘은 기다리던 아들과 딸이 집으로 돌아오는 날이다.

자녀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실종자 가족, 그들에게 작은 힘이 되고자 곳곳에서 모인 자원봉사단, 그리고 현장을 전하기 위한 취재진.

이 들로 가득한 진도 팽목항에는 안개가 자욱하게 깔려 있다.

“내 아들 언제와”라고 울부짖는 엄마의 말에 아들은 답이 없다.

배가 들어오는 항구 옆엔 실종자 실종자 가족들의 쉼터가 적막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시신이 한구 발견됐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혹시나 내 아들딸일까, 자리에 앉아 있을 수가 없다.


계속 애먼 눈물만 흘리는 엄마, 우는 것 마저 지쳐버린 언니는 조용히 엄마의 손을 만지고 있다. 늦어지는 구조작업을 서둘러 달라며 목소리를 높이다 목이 쇤 아버지는 엄마에게 다가가 ‘그만하라’며 조용히 눈물을 훔친다.

‘동병상련’의 아픔을 안고 있는 실종자 가족끼리 서로를 위로해보지만 끝 모를 슬픔은 좀체 사그라들지가 않는다.

“그만 좀 찍어대라”는 아버지의 외침은 취재진들로 하여금 숙연케 했다. 아버지는 카메라를 향해 물병까지 던지며 “카메라 좀 내려”라고 했다.

이런 분위기에 실종자 가족에게 말을 걸기가 조심스러웠다. 아니 두려웠다.

딱히 무엇을 물어봐야 할지 스스로 답을 찾지 못했다. 가족들이 원하는 건 단 하나 “내 자식이 돌아오는 것”이었다.

‘살아서’라는 말을 차마 못꺼내는 어머니께 ‘희망을 잃지 말자’하니 말없이 고개만 끄덕거렸다.

김수현 서해해양지방경찰청장이 팽목항 중앙본부에 오자 실종자 가족들은 모여 각각 구조 방안을 제시하는 등 요구사항을 말했다.

김 청장은 “알아보겠다”며 가족들의 이야기를 계속 들었다.

멀리선 “대통령이 다녀가도 바뀌는 게 없는데, 이게 무슨 나라냐”는 한 아버지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아침 내내 내리던 굵은 빗방울은 점심이 다가오면서 줄어들었다. 점심시간이 되자 팽목항은 분주해졌다. “식사하세요”라고 자원봉사자들이 말을 건네보지만 입 맛을 잃은 가족들은 자리만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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