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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ㆍ불합격?’ 취업준비생 지치게 만드는 ‘희망고문’…“기다리는 것도 서러워”

‘합격ㆍ불합격?’ 취업준비생 지치게 만드는 ‘희망고문’…“기다리는 것도 서러워”

기사승인 2014. 06. 0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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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 알려는 주는 게 성의… 계속 준비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불합격했다는 사실보다 더 고통스러운 것은 불합격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합격인지 불합격인지 알 수 없는 희망고문이 취업준비생들을 더 지치게 하는 것 같습니다.”

8일 취업준비생 이모씨(31)는 상반기 채용에서 가장 자신을 힘들게 했던 상황이 ‘합격 통보를 하지 않는 회사들의 무성의’라고 질타했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최근 452개 기업을 대상으로 ‘불합격 통보 여부’를 조사한 결과 무려 58.6%의 기업이 ‘통보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실제 서류전형을 실시한 회사 중 절반 이상이 불합격 통보를 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중소기업이 60.3%로 가장 많았고, 이어 중견기업(48.2%), 대기업(36.8%) 순으로 불합격 통보를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불합격 사실을 통보하지 않는 이유로는 ‘더 큰 반감을 일으킬 수 있어서’(27.9%, 복수응답)가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23.4%), ‘응시 인원이 너무 많아서’(17.4%), ‘합격자 공지로 확인할 수 있어서’(11.7%), ‘시간이 없어서’(11.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다수의 취업준비생들은 “홈페이지에조차 합격 여부를 공지하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라는 불만이다.

대한체육회의 한 가맹경기단체 사무직에 응시했다는 최모씨(30)는 “이곳에서 선발하는 최종합격자는 ‘1명’”이라며 “얼마 되지 않는 지원자들이 서류전형에서 탈락했는지, 면접에는 올라갈 수 있는지 하루종일 궁금한데 홈페이지에 공지하는 등 최소한의 배려도 없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실제로 상당수의 가맹경기단체들은 합격자에게만 통보를 할 뿐 불합격자에게는 어떤 소식도 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합격 통보를 주저하는 이유가 더 큰 반감을 일으킬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이 기업들의 입장이지만 취업준비생의 입장은 이와 상당히 다르다.

수도권 4년제 대학 교직원 모집에 응시한 박모씨(31)는 “최종 면접에서 아쉽게 낙방을 했는데 ‘응시해줘서 고맙다’는 불합격 메시지를 받아 오히려 속이 후련하고 고마웠다”며 “빨리 마음을 정리하고 다른 채용 공고를 찾아볼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임민욱 사람인 팀장은 “요즘 같은 취업난에 서류, 면접 전형 결과만큼 구직자들이 애타게 기다리는 것도 없다”며 “합격 여부를 알려주는 작은 배려가 기업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만드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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