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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공기업 거래 기업 재취업 심각… 정부 메스댄다

금융공기업 거래 기업 재취업 심각… 정부 메스댄다

기사승인 2014. 07. 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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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수은 퇴직 임직원 재취업 후 거래 급등...유착 연결 고리 의혹
동부와 STX 등 대기업 부실과 관련해 정부가 금융공기업 임직원들의 재취업 문제를 겨냥하기 시작했다.

금융공기업 출신 인사들이 퇴직 후 거래 기업에 재취업하면서 유착의 연결고리가 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최근 금융감독당국은 검사 과정에서 일부 이런 유착 정황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0일 “금융공기업 출신이 퇴직 후 거래 기업에 재취업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전문가 영입이 목적이라고 하지만, 이들 인사는 주채권은행에 대한 로비의 창구로 쓰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실제 유동성 위기에 놓인 동부그룹에는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 출신이 10명 이상 근무했거나 현재도 근무 중이다.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에 들어간 동부제철도 최근까지 산업은행 출신이 부사장으로 있었다.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해체된 STX도 상황은 비슷하다. 20여명의 산업은행 출신이 퇴직 후 STX로 자리를 옮겼다.

금융감독당국은 산업은행이 STX 계열사 신용평가 등급을 근거 없이 올려주거나 분식회계 가능성에도 불구, 여신을 늘려주는 등 부당한 대출이 이뤄진 점을 발견했다.

수출입은행도 최근 10년 간 성동조선해양과 SPP조선·STX중공업 등 거래 기업에 모두 6명의 임직원이 재취업했다.

정부 관계자는 “금융공기업 출신들 영입을 많이 한 기업들은 대부분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었다”며 “이런 낙하산 행태가 기업의 구조조정 실패로 이어지는게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해당 기업들은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그 분야 전문가를 ‘영입’한 것이지 낙하산이라는 표현은 억울하다”고 말했다.

한 금융공기업 고위 인사도 “한 분야에서 수십년을 몸담았다 퇴직한 전문가가 해당 분야에 일하지 못하는 것은 국가 입장에서도 손해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업계의 반응은 냉담하다. 금융공기업 인사 재취업이 순수한 전문가 영입의 목적이라고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수출입은행의 경우 자사 출신 임원을 영입한 기업에 대규모 여신이 집행된 사례가 적지 않다.

박원석 진보정의당 의원에 따르면 성동조선해양과 SPP조선·STX 중공업 등은 수출입은행 임원을 영입한 직후부터 이 은행과의 여신 거래가 급증했다.

지난해 정책금융공사 출신 임원은 모 기업으로 자리를 옮긴 뒤 공사 직원들을 만나며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받아 빈축을 사기도 했다.

정부는 관피아(관료+마피아) 퇴출과 함께 금융공기업 인사들의 낙하산 관례도 손을 본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실태 조사를 통해 금융공기업 임직원의 거래 기업 재취업도 점검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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