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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민심은 ‘민생’을 택했다

재보선 민심은 ‘민생’을 택했다

기사승인 2014. 07. 31.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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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11대 4' 압승의 의미
[포토]
새누리당의 나경원 당선인이 30일 서울 동작을 선거캠프에서 당선이 확정되자 꽃다발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이병화 기자
민심은 ‘민생’을 택했다. 청와대의 거듭된 인사실패와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악화된 민심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이 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11대 4’라는 압승을 거뒀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민심의 바로미터인 수도권에서 단 1곳만을 건지는 데 그쳤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통하는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호남입성은 새정치연합의 심장에 비수를 꽂았다고 평가된다. 이 전 홍보수석이 ‘예산폭탄’ 공약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새정치연합이 ‘민생’으로 눈을 돌린 민심을 읽는 데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30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세월호 참사 이후 인사참사가 이어져 여당에게 매우 불리한 조건에서 선거가 치러졌다”며 “하지만 새정치연합이 공천파동에서 보인 지도부의 불통과 독선은 박 대통령의 불통과 독선에 대한 비판을 상쇄시켰다”고 평가했다.

안병진 경희사이버대 부총장(미국학)은 “새누리당이 악조건 아래서 경제살리기로 선거의 초점을 변화시키면서 야당의 공천문제를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마디로 탁월한 선거캠페인의 결과”라고 했다.

실제 바닥 민심도 전문가들의 평가와 다르지 않았다. 수도권에 출마한 새누리당 후보의 한 선거운동원은 전날 유세현장에서 기자와 만나 “박 대통령의 인사를 보면서 소통부재에 답답한 심정이었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갑자기 변사체로 발견되는 걸 보고는 코미디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면서도 “그렇다고 새정치연합이 더 나은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거기간 중에 만났던 새정치연합 소속 수도권의 한 시의원은 “지역의 당원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새정치연합이나 새누리당이나 다를 게 무어냐는 말들이 많았다”며 “당 지도부가 공천을 하는 걸 보면서 청와대만 욕할 게 아니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또 “유 전 회장을 못 잡는 게 아니라 안 잡는다는 말이 있었는데 여야할 것 없이 유 전 회장의 로비대상이 됐을 거라는 이야기가 파다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재보선에 대해 ‘누가 더 잘하냐가 아닌 누가 더 못하냐의 승부였다’는 말도 나온다. 김 원장은 “선거는 기본적으로 정권에 대한 심판과 미래에 대한 비전 제시로 승부가 갈린다”며 “새정치연합의 공천파동과 전략부재로 인해 정권 심판과 대안 제시가 사라지자 유권자들이 새누리당이 제시한 비전을 평가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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