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국회를 무대로 한 범죄드라마가 도중 중단됐다. 국민을 아연실색하게 만든 미완성 범죄드라마의 주인공은 박상은·조현룡 새누리당 의원이었다. 검찰을 피해 잠적에 들어간 두 의원은 야당의원 3명이 모두 영장실질심사에 응한 뒤에야 잠적을 풀고 자진출석을 약속했다. 국회 내에는 방탄국회 덤터기를 쓰게 된 김무성 대표의 압박을 견디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파다했다.
김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제 본인들이 판단할 문제”라며 “보호할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전날 관훈클럽 토론회에서도 “본인의 선택인데, 나는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는 했지만 느낌은 사뭇 달랐다. 김 대표는 “절대 방탄국회를 하지 않겠다”며 새정치민주연합을 비판해 왔다. 하루 만에 자신의 비판을 고스란히 뒤집어 써야 할 상황이었다.
김 대표의 압박이 통하기는 했지만 새누리당은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두 의원은 이날 능숙한 교란작전으로 자신의 ‘본색’을 드러냈다. 박 의원은 전날 저녁 휴대전화를 국회 사무실에 두고 집에도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무실에 있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다. 조 의원은 ‘대포폰’까지 동원했다. 국회 안팎에서는 ‘차떼기당 출신답다’는 비아냥까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