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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보는 장사한 뒤 동종업계 진출

손해보는 장사한 뒤 동종업계 진출

기사승인 2014. 08. 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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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미래 위해 부적절한 거래 했나?
지난 2005년부터 2011년까지 LMW와 이륙테크(이하 LMW)를 이끈 김 전 이사는 ‘허위세금계산서 발급’과 ‘원가이하판매’ 등 손실이 불가피한 경영전략을 취했다. 게다가 2011년 3월 LMW를 퇴사한 뒤 전선도매업에 뛰어들어 국내 최대 생산업체인 LS전선을 비롯한 각종 에나멜동선 생산업체로부터 물품을 납품받아 제조업체로 납품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기업의 물품 조달과 납품을 위해서는 수 년 간의 시일이 소요된다는 업계특성을 고려하면 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김 전 이사가 LMW 재직시절 ‘자신의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부적절한 거래를 해 온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허위세금계산서 발급

LMW는 김 전 이사 시절 S업체, T업체 등과 에나멜동선을 거래하면서 업무일지와 약속어음, 실제금액 간 차이가 발생했다. LMW가 제시한 2010년 8월 S업체와의 거래내역에 그대로 드러난다.

실제 LMW의 업무일지에는 당시 S업체로부터 3억7561만원어치의 에나멜동선을 매입한 것으로 표시됐다. 하지만 LMW가 발급해준 세금계산서는 3억8496만원에 불과했다. 결국 935만원이 증발한 셈.

T업체와의 거래에서는 세금계산서를 실제 거래금액보다 부풀려 게재한 뒤 차액을 송금하기도 했다.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LMW는 지난 2007년 12월 6726만원, 2008년 11월 1억8921만원, 2010년 1월 3억3814만 원 등의 세금계산서를 발급했다.

이와 관련 LMW는 T업체로부터 세 차례에 걸쳐 약속어음을 받았으나, 모두 3300만원씩 적었다. 납품가격과 실제 받은 금액과 1억원 가까이 차액이 발생하는 것이다.

더욱이 김 전 이사는 세금계산서 대로 자금이 들어오면 직원들을 시켜 T업체 측에서 지정한 계좌에 3000만 원가량을 송금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2008년에 송금한 3000만원은 김 전 이사가 재차 수표로 돌려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LMW 관계자는 “약속어음과 업무일지, 세금계산서 발행금액은 모두 일치해야 되는데 김 전 이사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현재까지 확인 된 것만 이정도인데 알아보면 더 많은 내용이 나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원가 이하 판매

김 전 이사는 LS전선에서 정상적으로 매입한 제품을 원가 이하로 판매하는 행위도 서슴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계획적으로 LMW 죽이기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LMW는 B업체 에나멜동선을 납품하면서 2006년부터 2011년 10월까지 1개월 전 LS전선에서 책정한 고시가격을 적용했다.

동을 원료로 하는 에나멜동선은 매일 국제고시가격이 바뀌기 때문에 전달 기준 가격으로 물건을 매각하는 행위는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다. 이러한 행위가 이어지면서 LMW는 6년 동안의 기간 가운데 41개월간 무려 13억3504만원의 적자를 봤다고 주장했다.

같은 기간 W업체에도 LS고시가격의 98.99% 불과한 가격에 납품, 2억2625만원의 손실을 입혔다는 게 LMW 측의 주장이다. LMW 관계자는 “어떻게 영업을 하는 사람이 손해를 보면서 장사를 할 수 있겠나, 김 전 이사는 LMW를 죽이려고 작정했던 사람 같다”고 푸념했다.

◇김 이사, 퇴직 후 동종업계 설립

김 LMW 전 이사는 2011년 4월 퇴직 후 곧바로 전산도매업체인 HT케이블을 설립, 대형전선생산업체 등으로부터 물품을 납품받아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김 전 이사는 설립자의 아들인 김모씨가 2011년 경영에 뛰어든 뒤 연봉 대폭 인상 등의 약속을 뿌리친 채 LMW를 떠난 것으로 알려져 조직적으로 경영을 악화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온다.

더구나 신설업체의 HT케이블이 전선생산업체로부터 매입하는 모든 제품의 단가가 30년 이상 된 LMW 등 관련업계보다 낮게 책정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S업체가 생산한 0.16㎜의 에나멜 동선의 1㎏당 매입단가는 HT케이블이 1558원으로 가장 낮았다. 이어 광명에나멜(1599원), LMW(1714원), 세명케이블(1975원) 순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통상 신규 회사를 설립해 전선도매업 등에 뛰어들려면 최소 5년 정도의 검증은 거쳐야 대기업으로부터 물품을 납품받는 게 관례”라며 “HT케이블은 이러한 면에서 특혜를 받은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LMW 관계자는 “전문경영인으로선 회사에 피해를 주고, 나가서는 동종업계에 진출한 김 전 이사의 행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푸념했다.

한편 모 전선생산업체 관계자는 “김 전 이사는 국내 전선시장을 잘 알고 있는 전문가로, 만약 납품을 하지 않으면 시장이 교란될 것을 우려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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