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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가 낮춰 부르기’…고음불가 위한 묘수? 정치적 꾀?

‘애국가 낮춰 부르기’…고음불가 위한 묘수? 정치적 꾀?

기사승인 2014. 09. 02.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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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애국가 낮춰 부르기' 추진 '보급형 애국가' 학교에 배포
변성기 고음불가 학생들을 위한 묘수 VS 조희연 교육감의 정치적 꾀?
"장송곡으로 들릴 소지 있어"
"3도를 낮춘 것은 과하다"
애국가 2
SBS 방송 ‘그것이 알고 싶다’의 한 장면 / 사진=SBS 제공
서울시교육청이 애국가에 손을 댔다가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2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시교육청은 기존 애국가의 음역을 3도 낮춘 ‘보급형 애국가’를 제작, 이를 일선 학교에 배포했다. 기존 애국가의 음이 높아 변성기 학생들이 따라 부르기 어렵다는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서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각에서 진보 성향의 조희연 교육감이 의도적으로 애국가를 3도 낮춰 우울하고 어두운 노래를 만들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조 교육감의 ‘정치적 꾀’라는 것이다.

또한 ‘애국가 낮춰 부르기’가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66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인 만큼 신중할 필요가 있고 3도가 낮은 애국가는 원곡의 기백과 장엄함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애국가 낮춰 부르기’ 논란에 불을 지핀 바이올리니스트 김필주씨는 인터넷에 “애국가 3도 낮춰 부르기는 애국가를 기피하도록 하기 위한 전교조의 전략으로 보인다”며 “애국가를 3도 낮추게 되면 단조의 기운이 느껴져 우울하고 맥 빠진 노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재광 시교육청 장학관은 “‘애국가 낮춰 부르기’가 전교조의 음모라는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는 억측”이라며 딱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학생 음역에 맞는 애국가 음원 제작 계획은 지난해 5월 문용린 전 교육감 재직 시절에 수립됐으니 조 교육감의 정치적 성향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것”이라며 “문 전 교육감 재직시절 애국정신 고취를 목적으로 ‘애국가 4절까지 부르기’를 추진했다. 이를 위해서 애국가의 음역을 조절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애국가 낮춰 부르기’에 대해 음악 전문가들의 의견도 크게 갈리는 상황이다. 모든 음악은 창작자가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고 있는 만큼 이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는 기존 애국가를 고수해야한다는 주장과 음고(음의 높낮이)에 따라 곡의 분위기가 달라지지만 유연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 맞선다.

이가영 성신여대 작곡과 교수는 “기존 애국가의 곡조 자체가 어두운 느낌인데 3도를 더 낮춘다면 장송곡처럼 들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시교육청이 교육적인 측면에서 ‘애국가 낮춰 부르기’를 추진하는 것이니 반대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반면 최은식 건국대 음악교육과 교수는 “학생들이 애국가를 부르기 어려워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런 이유로 애국가의 음역을 3도까지 낮춘 것은 과하다고 생각한다”며 “학생들이 시교육청의 ‘보급형 애국가’를 보다 편하게 부를 수 있겠지만 기존 애국가가 담고 있는 기상은 느끼기 어려울 것이다. 원곡을 가르치지 않은 상태에서 보급형 애국가를 표준화·획일화하는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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