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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 이순신’과 ‘김명민 이순신’ 연기력 비교해보니

‘최민식 이순신’과 ‘김명민 이순신’ 연기력 비교해보니

기사승인 2014. 11. 13.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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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성 안되는 최민식, 대사 전달력 떨어져…
명량
'최민식 이순신'과 '김명민 이순신'을 비교해봤다.
영화 ‘명량’이 한국영화 사상 최다 관객수를 기록하면서 영화 평이 봇물 터지듯 하고 있다. 당연히 주연 최민식의 연기력에 대한 평가도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최민식의 연기력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배우로서 가장 기본인 발성과 대사가 잘 안되는 것이다. 특히 그의 음성과 대사는 뻗어나가지 못하고 목안으로 잠겨드는 웅얼거리는 수준이었다.


최민식의 음성과 대사는 소리를 크게 지를 필요가 없는 범죄영화나 느와르 영화에서 어울린다. 형사나 조폭, 범죄자 연기에는 적합할지 몰라도 목소리를 드높여야 하는 전투 영화에서는 대사 전달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그의 음성으로는 병사들을 앞두고 출정연설이나 전투신에서 호령을 해야 하는 장면을 소화하기에 역부족이다.    


이는 결정적으로 그의 ‘소리통’이 작고 발성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배기량 800cc의 경차가 급경사를 오르거나 고속 주행을 할 때 엔진에 무리가 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배우 수업을 조금만 해본 사람이라면 초년병 시절 얼마나 고되게 발성연습을 하는 지 알 것이다. 발성은 배우의 ABC다. 이는 성악을 처음 시작할 때 발성법부터 배우는 것과 같은 이치다.


배우지망생들은 초기 1년 동안은 대본책 하나 받아보지 못하고 ‘아,에,이,오,우’를 하루에도 수백번 외치며 발성연습을 해야 한다. 목으로만 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뱃속에서 소리를 끌어올리고 두개골에서 이 소리를 공명시켜 내뱉는다. 온 몸을 악기로 울림통으로 이용하는 고된 훈련을 해야 어지간한 공간에서 마이크를 쓰지 않고 육성으로 대사를 관객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된다.  


영화 ‘명량’에서 최민식은 이 발성과 대사에서 약점을 노출했다. 이는 같은 이순신역을 연기한 김명민과 비교해보면 분명해진다.
 
2004년 방송된 KBS 대하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에서 김명민은 명량해전 출전을 앞두고 수병들을 모아놓고 출정식을 한다.


‘우리는 패배할 것이다. 우리는 전멸할 것이다. 적이 그렇게 믿고 있다.…(중략)… 나는 지난 6년간 수많은 전쟁터에서 부하들과 함께 했고, 단 한번 진 적이 없다. …(중략)…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요.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니 목숨과 바꿔서라도 내 조국을 지키고 싶은 자들이여. 나를 따르라’


김명민은 이 출정선언문 대사를 수병들 앞에서 3∼4분 동안 자근자근 씹어가며 ‘친’다. 그의 고뇌와 간절함이 서린 눈빛도 있었지만 중저음으로 깔리고 공명이 된 비장한 음성은 발음조차 분명해 귀에 쏙쏙 꽂혔다. 인간 이순신의 고뇌와 의지, 적에 대한 분노. 병사들의 공포 등 복잡한 상황들이 이 연설 속에 녹아들면서 시청자들은 모골이 송연해졌다.


김명민은 시청자들을 화면으로 빨아들여 꼼짝 못하게 했다. 급기야 TV 화면을 보며 눈물을 주르르 흘리는 이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최민식은 영화 ‘명량’의 같은 장면에서 “자, 출정이다!” 이 두 마디로 대신한다. 이는 최민식의 발성과 전달력 한계를 잘 알고 있는 김한민 감독의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김명민은 또 드라마에서 명량해전 승리를 거둔 뒤 병사들 앞에서 대사를 친다.  

‘오늘 우리 조선 수군은 12척의 전선과 함께 다시 태어났다. 오늘 이후의 패배는 조선 수군의 몫이 아니다. 패배자의 얼굴을 버리고 승리자의 얼굴로 다시 조선의 바다를 응시하라. 강건한 전선만으로 승리할 수 없다. 뛰어난 무기 만이 승리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오직 희망은 사람에게 있으니 그대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오늘이 회령포에서 모은 결의 그 뜨거운 마음을 잃지 마라. 그것이야말로 이 나라 조선을 구할 가장 강력한 무기이니. 승리하고 승리하고 또 승리하라. 그리하여 마침내 그대들의 손으로 이 나라 조선을 구하라.’


김명민의 소리통에서 울려나와 사람을 전율하게 만들었던 이 명대사를 시청자들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이순신에 대한 영화나 드라마는 앞으로도 계속 제작될 것이다.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과 영화 ‘명량’에서 보여준 최민식과 김명민의 연기력 차이는 앞으로 제작자들이 어떤 배우를 캐스팅해야 하는지 분명한 귀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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