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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70억 달러 풀어 루블화 추락 방어...실질적 지지자는 미국?

러시아, 70억 달러 풀어 루블화 추락 방어...실질적 지지자는 미국?

기사승인 2014. 12. 18.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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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외환당국이 국고 70억 달러를 풀겠다고 환율 방어에 나서면서 폭락하던 루블화가 17일(미국시간) 진정 국면을 맞았다.

그러나 루블화 환율 안정의 배후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동결 발표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연준은 1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현행 0~0.25%로 동결한다면서 “통화정책 기조를 정상화하는 데 인내심을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재닛 옐런 미국 연준 의장은 올해 마지막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 인상 시점을 내년 4월 이후로 제시했다.

이같은 발표에 러시아 시장은 바로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의 루블 환율은 달러당 61.47로 무려 9.5%나 치솟았다. 미국 전문가들은 “이날 FOMC가 상당기간 초저금리를 유지키로 하고 금리인상을 보류하겠다고 밝힌 것이 러시아 시장까지 안도케 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미국은 전날인 16일에는 러시아 추가 재제 방침을 밝히면서 러시아 시장을 벼랑 끝으로 내몰아 ‘당근과 채찍’ 전략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시 어니스트 미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주 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자유지원법’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안은 우크라이나 정부군에 3억 5000만 달러(약 3827억원) 상당의 무기와 장비를 지원하고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몰도바, 조지아, 시리아 등지의 친러 세력을 지원하던 로소보로넥스포트 등 군수업체와 그 연관 업체들을 제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의 이같은 양가적 행보는 러시아의 숨통을 죄는 ‘푸틴 압박하기’로 해석되고 있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대통령이 제재 조치를 즉각 유보할 수 있는 조항이 삽입돼 법안 자체가 탄력적”이라며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좀 더 선명한 선택을 유도하는 것이 법안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고민은 깊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 루블화의 가치 하락은 경제 위기 가능성까지 키우고 있다면서 최근의 러시아 경제 위기가 푸틴 대통령에게 정치 시험대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가 루블화 하락을 막는 데 실패하면서 푸틴 대통령이 자신의 철권통치를 약화시킬 수 있는 전면적인 통화 위기와 맞닥뜨리게 됐다고 진단했다. 또 최근 경제 위기로 푸틴 대통령이 지지 기반인 재정 안정성과 번영의 두 축을 잃을 위험이 점점 커진다고 내다봤다.

한편, 러시아 재무부는 이날 “현재 재무부가 관리하는 국고 계좌에 약 70억 달러가 남아있다”면서 “이 외화를 시장에 매각할 것”이라며 적극적인 환율 방어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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