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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비난 들끓는 옥시… 한쪽선 ‘불매’, 대형마트는 ‘판촉’

[취재뒷담화] 비난 들끓는 옥시… 한쪽선 ‘불매’, 대형마트는 ‘판촉’

기사승인 2016. 05. 0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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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
글로벌 생활용품업체인 옥시가 제조판매하는 제품들. /레킷벤키저 홈페이지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과 인체 위해성 은폐 의혹 등으로 옥시레킷벤키저(현RB코리아)의 도덕성과 기업윤리에 대한 비난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반(反) 옥시’ 정서가 확산되면서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적극적 형태의 소비자 주권 행사인 ‘불매운동’까지 번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분위기와 대조적으로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 할인점들이 오히려 최근 생활용품 브랜드 할인 및 ‘1+1’ 행사 등을 열며 옥시 제품 판촉전에 나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봄·이사·황사철을 맞아 통상적인 판촉행사라는 설명이지만 옥시크린·이지오프뱅·쉐리·물먹는하마 등 옥시의 제품들이 비난여론과는 상관없이 대대적으로 홍보된 것이지요.

물론 소비자들 사이에 ‘불매운동’이 일어난다고 해서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가 이에 동참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는 다릅니다. 수많은 인명 피해를 낸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형마트 또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의 경우 옥시와 마찬가지로 PHMG인산염 성분의 PB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데다 대표이사가 사과까지 하고도 옥시 제품 영업을 적극 도운 셈이어서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난도 나옵니다.

이마트는 PHMG인산염이 아닌 클로로메틸이소치아졸리논(CMIT) 및 메칠이소치아졸리논(MIT) 성분이 든 가습기 살균제(이플러스)를 판매해 검찰 수사에서는 비켜서 있긴 하지만 일말의 도의적인 책임을 느낀다면 처신에 보다 신중했어야 마땅합니다. CMIT와 MIT 성분을 사용한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다가 피해자가 숨진 사례만 39명에 달하고, 해당 성분의 유해성 논란이 재점화되고 검찰 수사에 따라 사안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일부 대형마트가 당분간 옥시 제품을 모든 판촉행사에서 제외하겠다는 뜻을 밝히긴 했어도 이처럼 민감한 시기에 ‘가습기 살균제에 대한 사과는 별개이고, 제품만 많이 팔기만 하면 된다’는 식의 안일한 행태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대형마트들로서는 ‘까마귀 날자 배떨어진’ 격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여론을 감안한다면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끈을 고쳐쓰지 말라’는 보다 신중한 태도가 필요한 때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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