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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태풍]더 줄여야 되나… 조선업계, 경영환경 악화에 ‘전전긍긍’

[구조조정 태풍]더 줄여야 되나… 조선업계, 경영환경 악화에 ‘전전긍긍’

기사승인 2016. 07.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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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2
대형 조선사 실사가 이달 마무리 되는 가운데 경영환경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업계에선 시장 전망이 당초보다 어두워진 만큼 이전보다 높은 강도의 자구안과 산업재편 전략이 요구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으로부터 받고 있는 실사가 현재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회계법인 삼정KPMG를 통해 진행 중으로 이르면 이번 주 삼성중공업이 제출한 자구안이 현실성 있는 지 심사한 결과를 내놓는다. 현대중공업도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의뢰한 삼일PwC를 통해 같은 취지의 실사를 진행 중이다. 다음 주께 결과를 내놓을 전망이다.

맥킨지가 대형 3사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공동 컨설팅도 다음달 중 1차 안을 내놓는다. 산업 재편과 전망에 대한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는 본격적인 조선업 체질 개선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부문별로 경쟁력을 평가해 조선소별 특화산업 등의 전략을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문제는 그 사이 크게 악화된 경영환경이다. 업계에선 실사가 진행 중인 약 두달 간 브렉시트와 이로 인한 유가 하향압박, 전세계 발주 부진과 노조 파업 등이 실사 결과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전망이 실사와 컨설팅의 기본 뼈대로 활용되기 때문에 구조조정 강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일단 상승세를 보이며 50달러선 안착이 기대되던 국제유가는 지난달 말 영국이 EU 탈퇴를 결정하면서 하락 반전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이달 들어서만 평균 6.8% 이상 하락했다. 브렌트유가 이달 초 배럴당 50.35달러에서 8일 기준 46.76달러, 서부텍사스유(WTI)가 48.99달러에서 45.41달러, 두바이유가 45.19달러에서 42.50 달러로 떨어졌다.

국제유가는 해양설비 및 선박 발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선박 발주 물량은 전월의 70% 수준으로 줄었고 상반기 기준으론 지난해의 34%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선박가격은 지난달 내내 선종을 가리지 않고 매주 척당 50만달러씩 하락했다. 수주가 없는 상태에서 인도 지연까지 우려된다. 순조롭게 인도가 되더라도 내년 이맘때쯤이면 일감이 바닥 난다.

노조와의 갈등도 점입가경이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4시간 파업을 진행했고 주요 해양플랜트 작업을 방해하는 활동도 벌였다. 다른 2개사 역시 파업을 위한 절차를 밟으며 시기를 조율 중이다.

만약 추가 자구안이 요구된다면 조선사들이 내놓을 카드는 그리 많지 않다. 그나마 알짜 캐시카우인 현대오일뱅크를 비롯해 가용할 자산이 남은 현대중공업을 제외하면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이미 팔 수 있는 건 다 매물로 내놓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각각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삼성전자 등에 손을 내미는 것이 유력하고 자구안 속도를 높이는 수준의 조치가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유가 하락으로 시장 전망이 당초 보다 부정적으로 평가되는 건 맞다”면서 “따라서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더 빡빡한 자구안이 요구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시기가 늦춰졌을 뿐 결국 호의적인 영업 사이클이 돌아올 것이란 시각이 많아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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