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100% 흠결없는 사람 없다”…강경화 통과 호소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만찬 회동을 마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야당의 반대로 국회 인사청문경과 보고서 채택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과 관련, “100% 흠결이 없는 사람이 없다”며 조속한 보고서 채택을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가진 만찬 회동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그래도 최선을 다해 국회를 설득해야 한다”면서 야권 설득에 여권 지도부가 전력을 다할 것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이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야당이 ‘절대 임명 불가’를 선언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앞선 이날 오전에도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강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을 야당에 호소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한 참석자가 “역대 정부에서 낙마한 사람들과 지금 거론된 사람들과 비교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하자, “그렇죠”라고 답했다. 야당이 부적격이라고 문제삼고 있는 일련의 사안들은, 과거 장관 낙마 후보자들과 비교했을 때는 사안 자체가 상대적으로 경미하다는 얘기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부조직 개편안과 추경 논의가 시작되지 않았지만 (야당 전략은) 연계전략인 거 같다”며 “인사청문회는 총력적으로 야당을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에 야당 의원들도 사절단으로 동행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과 우원식 원내대표가 야당과 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 경험을 보면 모든 게 대통령 의전 중심이라 의원들을 모시고 가도 의전 등 실제 일정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경우를 여러 차례 봤다”며 “기왕 함께 가게 된다면 의전, 일정 등 측면에서도 형식이 아닌 내용에서 보람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찾아보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일자리 추경, 정부조직법을 푸는 방법은 최선의 정성”이라며 “우리가 진심으로 정성을 다하는 게 가장 최선의 방법 아니겠나. 여야 협치가 형식적인 것이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당청간에 회동을 정례적으로 하자”고 제안했고, 문 대통령은 “빨리 뵙지 못한 것에 대해 죄송스럽다. 실제로 자주 보기로 합시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당직자 소통과 순환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당이 제자리를 잘 지키고 중심을 잡아줘서 고맙다. 당에서 추천한 인사들을 수용하고 당도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 인수위 때는 국회의원들을 다 모셔서 노래도 부르고 그랬는데 그 때 노래도 임을 위한 행진곡이었다”고 노무현정부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이날 만찬은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추 대표, 우 원내대표, 이춘석 사무총장, 김태년 정책위의장, 임종석 비서실장, 전병헌 정무수석, 송인배 제1부속실장, 박완주 수석대변인,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참석해 오후 7시부터 2시간15분에 걸쳐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이뤄졌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