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야당, 흠집내기식 검증에 폭넓은 인사 어려워”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13일 오후 청와대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김 위원장의 낡은 가방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폭넓은 인사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지금 현재의 인사청문회 과정이 자질과 능력이나 정책적인 지향을 검증하기보다 흠집내기식 이런 식으로 하니까 정말 좋은 분들이 특별한 흠결이 없어도 ‘인사청문회 과정이 싫다’, 그런 이유 때문에 고사한 분들이 굉장히 많다”고 야당의 흠집내기식 인사검증을 정면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에 임명장을 수여한 뒤, 본관 인왕실로 자리를 옮겨 환담하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스스로 높은 기준으로 (인선을) 함에도 불구하고 야당이 반대를 하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어서 안타깝다”고 거듭 야당을 질타했다.

문 대통령은 “그런 것 때문에 더 폭넓은 인사에 장애가 있다”며 “그래서 지금 당장은 인사청문회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어렵겠지만 인사청문회가 끝나고 나면 인사청문회 개선 방향도 국회서 논의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김 위원장의 낡은 가방을 보여달라고 한 뒤, 가방을 이리저리 살펴보기도 했다.

야권 일각에서 김 위원장의 닳아빠진 가방이 연출된 것이라며 의혹을 제기한 점을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문 대통령이 야당의 묻지마 검증에 날선 비판을 가하면서, 야당이 추경안까지 볼모로 삼아가며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임명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문 대통령은 강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을 저지하고 있는 야당에 대해 14일까지 보고서 채택을 요구해 놓은 상태다.

한편 문 대통령은 “경제민주주의이니 재벌개혁이니 공정한 사회라는 게 절대로 기업 활동을 억압한다거나 또는 경제성장을 발목 잡는 게 아니라 거꾸로 경제성장을 이루고 경제를 활성화한다”면서 “세계국제기구가 지적하는 것을 보면 한국이 보다 투명하고, 보다 공정성만 높아져도 경제성장률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고 재벌개혁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재벌개혁이나 경제민주화, 경제민주주의라는 게 기업을 때리는, 몰아치는 것, 그런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모든 기업들이, 특히 재벌이 거듭나서 우리 모두가 성장의 혜택을 골고루 누릴 수 있는 그런 경제 질서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잘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