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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대북결의 2371호 채택 후 한·미·중 숨가쁜 외교전

유엔 대북결의 2371호 채택 후 한·미·중 숨가쁜 외교전

기사승인 2017. 08. 06.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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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좋은 결과" 한 목소리
중국 "사드 추가 임시배치 유감"
악수하는 강경화와 틸러슨<YONHAP NO-2555>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나란히 필리핀을 방문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6일 오후(현지시간) 마닐라 시내 한 호텔에서 만나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과 미국은 6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 대북제재 결의 2371호 채택 이후 처음으로 외교수장이 만나 후속 이행 방안을 긴밀히 협의했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고 있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하고 있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이날 12시(현지시간)부터 35분 동안 시내 한 호텔에서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틸러슨 장관은 안보리 결의 2371호에 대해 “좋은 결과” 였다고 환영했고 강 장관도 “매우 매우(very, very) 좋은 결과”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한·미 외교장관은 북한산 석탄 전면 수출금지 등 고강도 경제제재안을 담은 안보리 결의가 채택된 만큼 결의의 이행 의지를 확인하고 중국과 러시아의 적극적인 결의 이행을 유도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추가적인 대북제재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강 장관은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논의 내용이) 폭넓고 좋았다”며 “안보리 결의의 성공적 채택에 대해 평가하고 감사한다는 말을 전했고 틸러슨 장관도 굉장히 만족해하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강 장관은 “결의 내용에 상당히 중요하고 실질적 효과가 있을 내용들이 담겨있다”면서 “그 과정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협조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이번 한·미 양자회담에서는 최근 일각에서 제기된 ‘코리아패싱(북한문제 해결에 있어서 한국을 배제)’ 우려도 씻어냈다. 강 장관은 우리 정부가 북한에 군사당국회담과 적십자회담을 제안한 것과 북한이 반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을 설명했고 틸러슨 장관은 공감과 이해의 뜻을 밝혔다.

특히 한·미는 이날 미사일 지침 개정 협상을 조기에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회담에 배석한 외교부 당국자는 “미사일 지침 개정 협상을 조속히 개시하고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정례화를 위한 실무협의가 가속화돼 조기에 확정지을 수 있도록 양 장관 차원에서 협력하자는 요지의 대화가 있었다”고 전했다.

또 이 당국자는 틸러슨 장관이 우리정부가 지난달 28일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발사대 4기를 추가 임시 배치하기로 한 데 대해 “중대한 조치를 취했다”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틸러슨 미 국무장관에 이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도 만나 한·중 외교 현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왕이 부장은 지난달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급 발사 후 한국 정부가 사드 발사대 4기를 추가 임시 배치하기로 한 데 대해 “개선되는 두 나라 관계에 찬물을 끼얹는 결정”이라면서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왕이 부장은 이날 필리핀 마닐라 콘라드 호텔에서 열린 강 장관과의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이같이 말하고 “어떻게 대응할지, 개선시킬지 깊이 있게 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 장관은 사드 배치는 방어 차원의 조치라고 밝힌 뒤 “두 나라 관계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소통으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과 중국도 이날 한·미 외교장관 회담이 열리는 같은 시각 북·중 외교수장이 만나 외교안보 현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왕이 부장은 북한에 “더이상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하지 말라”고 촉구했다고 관영 인민망이 보도했다.

인민망은 왕이 부장이 마닐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양자회담을 개최했으며 그 자리에서 북한에 이같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왕 부장은 북·중 회담 후 취재진에 리 외무상과 “심도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왕이 부장은 “중국과 북한이 인접 국가로서 쌍방이 다자회의 장소에서 서로 접촉하는 것은 정상정인 일”이라고 전제하고 북한에 “안보리가 발표한 대북제재 결의에 냉정하게 대응할 것을 촉구했으며 안보리와 국제사회의 소망에 어긋나는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더이상 하지 말도록 요구했다”고 밝혔다.

왕이 부장은 “마찬가지로 관련 당사국 특히 한국과 미국에 대해서도 더이상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하지 말도록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왕이 부장은 “현재 한반도 정세는 이미 위험한 임계점에 도달했으며 동시에 결단하고 담판을 회복할 전환점”이라고 강조하면서 “이런 중요한 시기에 우리는 관련 당사국에 냉정하게 형세를 판단하고 자제를 유지하는 동시에 긴장완화, 대화 회복, 지역의 안정에 유리한 방향으로 움직이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왕이 부장은 북한이 6자 회담 재개에 동의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6자 회담 재개는) 그렇게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이는 우리가 공동으로 노력해야 할 방향이고, 대화와 협상을 통하는 것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하고 정확한 방향이다”고 답했다.

왕이 부장은 대북제재 결의와 중국 측 입장에 대해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묻자 “북한은 자신들이 과거부터 갖고 있던 기본적인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면서 이에 대해 북한의 관심이 크지 않은 듯하다고 전했다.

또 왕이 부장은 “관건은 북한 외무상이 이번 회의에 참석했고, 그가 직접 참석국들이 한반도 문제에 대해 어떠한 의견을 말하는지에 대해 청취하는 것”이라면서 “이 같은 교류는 다른 국가뿐 아니라 북한에도 매우 의미가 있다. 북한이 마지막에는 올바르고 지혜로운 결단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강 장관은 7일 틸러슨 장관 외에도 고노 타로 일본 새 외무상과 업무오찬을 겸한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북한문제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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