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고위급 회담 첫 전체회의 조명균 스케이트선수 이력 언급도 "민심과 대세 합쳐진 천심으로 회담 마련" "온 겨레에 값비싼 결과물 드리자"
남북고위급 회담 참석한 리선권 위원장
0
북측 수석대표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9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고위급 회담에서 남측 대표단과 환담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남북 고위급 회담 북측 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은 9일 “민심과 대세가 합쳐진 천심에 받들려서 오늘 회담이 마련됐다고 생각한다”며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온 겨레에 새해 첫 선물, 그 값비싼 결과물을 드리는 게 어떠한가 하는 생각을 갖고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리 위원장은 이날 오전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회담 첫 전체회의 모두발언에서 “북남대화와 관계 개선을 바라는 민심의 열망은 비유해서 말하면 두껍게 얼어붙은 얼음장 밑으로 더 거세게 흐르는 물처럼 얼지도, 쉬지도 않고 또 그 강렬함에 의해 북남 고위급 회담이라는 귀중한 자리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리 위원장은 또 “이번 겨울이 어느 때 없이 폭설도 많이 내리고 강추위가 지속적으로 계속되는 게 그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며 “어찌 보면 자연계의 날씨보다 북남 관계가 더 동결 상태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뒤돌아보면 6·15시대 모든 것이 다 귀중하고 그리운 것이 없고 생각해보면 참으로 아쉬운 순간이었다”고도 했다.
리 위원장은 우리 측 단장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유년시절 스피드스케이트 선수였던 사실을 언급해 남측 참석자들의 웃음을 이끌기도 했다. 리 위원장은 “장관 선생이 이제 그 평창올림픽부터 하는 것 보니까 확실히 유년시절에 스케이트 탔다는 소리를 들었다”며 “그 동심이 아주 순결하고 깨끗하고 불결한 게 없다. 이런 그 마음을 되살린다면 오늘 북남 고위급 회담의 마당이 순수한, 또 우리 단합된 그것이 합쳐지면 회담이 잘 되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리 위원장은 전격적으로 ‘회담 공개 진행’을 제안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리 위원장은 “오늘 이 고위급 회담을 지켜보는 내외의 이목이 강렬하고 또 기대도 큰 만큼 우리 측에서는 전체공개를 해서 이 실황이 온 민족에게 전달되면 어떻겠느냐 하는 그런 견해”라며 “기자 선생들도 지금 다 관심이 많아서 오신 거 같은데 확 드러내놓고 그렇게 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깜짝 제안’을 했다.
하지만 조 장관이 순조로운 회담을 위해 일단 비공개로 회담을 진행하자고 해 리 위원장은 제안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리 위원장은 “명백한 것은 민심이 큰 것만큼 우리 회담을 투명성 있게 북한이 얼마나 진지하게 노력하는지를 보여주면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당국이 하는 일에는 의미가 깃들어야 한다. 그 의미가 결국은 민심에 부응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측면에서 공개했으면 좋겠는데 귀측의 견해를 감안해서 그러면 비공개로 하다가 앞으로 필요하면 기자선생들을 다 불러서 우리 회담 상황을 알려드리고 이렇게 하는 게 좋겠다”고 우리 측의 의견을 수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