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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북한 협상 중 한미연합훈련 없다”, 미 한목소리 비판

트럼프 “북한 협상 중 한미연합훈련 없다”, 미 한목소리 비판

기사승인 2018. 06. 13.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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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워게임 중단' 싱가포로 발언 재확인
"한미연합훈련 중단, 한미동맹 종식 시작"
WP "트럼프 발언, 북한과 중국의 승리"
USA NORTH KOREA SUMMIT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단독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사진=싱가포로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한·미연합훈련 중단 방침과 관련해 “우리가 북한과 선의(in good faith)로 협상을 진행하는 한 한·미연합훈련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방송된 미 폭스뉴스 유명 앵커 션 해티니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전날 싱가포르 카펠라호텔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밝힌 한·미연합훈련 중단 방침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워게임 중단’ 발언 이후 미국 내 언론과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한·미연합훈련 중단이 한·미동맹 종식의 시작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한·미연합훈련 중단은 기본적으로 중국의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요구에 동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WP는 “북한이 비핵화 방법과 시한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고 기존 약속을 단순히 되풀이했는데 ‘워게임 중단’을 약속한 것은 김 위원장과 북한의 후견국 중국의 승리를 의미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사용한 ‘워게임’ ‘도발적(provocative)’은 북한과 중국 측 용어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한·미연합훈련은 한국의 대북 방어에서 보루와 같은 한·미동맹의 핵심적 부분”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는 북한이 실제 핵무기를 폐기도 하기 전에 미국이 양보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미국은 그동안 북한의 중단 요구를 지속해서 거부해왔으며, 미 국방부도 한국을 방어하기 위한 준비태세 유지를 위해 필요하다고 오랫동안 주장해왔다”며 “한·미연합훈련 중단은 김 위원장으로부터 환영받을 조치”라고 전했다.

CNN은 북한 매체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선동에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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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단독 정상회담장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싱가포로 AP=연합뉴스
한반도 전문가들도 일제히 우려를 표시했다.

특히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은 “한·미연합훈련이 영구적으로 중단되면 한·미동맹 종식이 시작될 수 있다”며 “평화조약이 체결되면 유엔군 사령부는 없어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을 좋아하지 않고, 한·미동맹도 예외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 미국대사는 “한·미연합훈련 중단뿐만 아니라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 신호가 특히 우려스럽다”며 “주한미군은 북한과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 한·미 간 문제”라고 못 박았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과 동맹에 대한 공약을 중시하지 않는다는 잠재적 우려가 있다”며 이런 것들이 북한과의 협상 카드가 되면 동맹이 확실히 훼손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아시아 담당 선임 부소장은 “한·미연합훈련 중단은 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 약화를 원해왔던 중국과 러시아에는 만족할만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은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합법성을 확보했고, 경제 제재에서 벗어나고 한미연합훈련을 중단시키는 혜택을 얻었다”며 “‘비핵화 협상을 시작하겠다’는 북한의 모호한 약속을 받아내는 대가로 우리의 지렛대를 축소하고 동맹을 약화할 수 있다는 시그널까지 보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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