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노이다시 삼성전자 제2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첫 인도 국빈방문 현장 곳곳에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동행해 각별한 예우에 나섰다. 모디 총리는 8일부터 시작된 문 대통령의 2박 3일 인도 일정 18개 중 11개 일정에 함께 한다.
문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9일 뉴델리에 위치한 간디기념관에서 처음 만났다. 이는 인도 정부가 한국측과 특별히 협의해 마련한 정상 친교 일정이다. 두 정상은 인도의 국부 마하트마 간디가 서거하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발걸음을 따라 함께 걸은 뒤 간디기념비에 헌화했다.
모디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간디의 생애와 기념관의 의미를 상세히 설명하고 “평화와 인권, 포용정신을 핵심으로 하는 간디의 사상이 문 대통령의 정치철학과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직접 동행한 모디 총리에게 사의를 표하고 “인도 국민들의 정신적 지도자인 간디를 기념하는 곳에서 모디 총리와의 첫 일정을 시작하게 돼 뜻 깊다”고 화답했다.
모디 총리는 간디기념관 방문 외에도 삼성전자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 등 문 대통령의 주요 일정에 함께 했다. 청와대는 “인도 측은 외국 정상 접수에 통상 수반되는 일정 외 두 나라 정상이 함께할 수 있는 특별한 일정을 한국측과 협의해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또 “모디 총리가 외국 정상과는 처음으로 간디기념관을 방문했다”며 “인도 정부가 관여돼 있지 않은 삼성전자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에 첫 참석하는 등 한국 정상을 위해 특별한 일정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인도 정부는 문 대통령의 방문 일정에 맞춰 영빈관 리모델링을 진행했다. 문 대통령이 새롭게 단장한 영빈관의 첫 손님으로 기록됐다. 모디 총리는 한국 동포들을 위해 문 대통령인 주재하는 동포 만찬 간담회에 인도 전통 무용단도 보낼 것을 직접 지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모디 총리뿐 아니라 인도 고위급 인사들도 접견했다. 문 대통령은 간디기념관 방문에 앞서 수시마 스와라지 외교 장관을 만나 신남방정책 비전을 설명했다. 인도를 찾은 외국 정상은 정상회담에 앞서 외교 장관을 먼저 만나는 것이 오랜 전통이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북·미 간 협상 상황에 대한 질문을 받고 “북한의 비핵화가 쉬운 문제는 아니라서 대화에 어려움이 있겠지만 북·미 협상은 전체적으로 잘 진행되고 있으며 나는 낙관적이고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또 스와라지 장관에게 “인도에 거주 중인 한국인 취업 비자가 1년 단위로 갱신해야 해서 애로사항이 있다”며 “장기 체류가 가능하도록 개선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스와라지 장관은 “모디 총리께 보고하고 해결책을 강구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