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트럼프, ‘후폭풍’에 ‘러시아 2016년 대선 개입’ 부인 발언 뒤집어

트럼프, ‘후폭풍’에 ‘러시아 2016년 대선 개입’ 부인 발언 뒤집어

기사승인 2018. 07. 18. 05:16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대선 개입, 러시아가 아닌 어떤 이유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려했다"
푸틴과 기자회견서 미 정보기관보다 푸틴 신뢰하는 듯한 발언
매체, 공화당도 비판 한목소리 '후폭풍'에 직접 수습나서
Trump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2016년 대선에 개입한 것이 러시아가 아닌 어떤 이유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려고 했는데 잘못 말했다”며 “미국 정보기관에 대한 완전한 신뢰와 지원, 나는 우리 정보기관을 완전히 신뢰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언론과 정치권이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대선 개입’과 관련해 미국 정보기관이 아닌 푸틴 대통령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두둔했다며 ‘항복’ ‘수치스럽다’ ‘불명예스럽다’고 한목소리도 비판하는 등 후폭풍이 강하자 수습에 나선 것이다./사진=워싱턴D.C.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6일 오후(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행한 ‘러시아의 2016년 대통령 선거 개입’ 관련 발언을 뒤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오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푸틴 대통령과의 기자회견에서 “‘2016년 대선에 개입한 것이 러시아가 아닌 어떤 이유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려고 했는데 잘못 말했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서 “왜 러시아 인지(would) 어떤 이유도 보이지 않는다”고 했는데 원래는 “왜 러시아가 아닌(would’t) 어떤 이유도 보이지 않는다”고 이중 부정을 하려했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공화당 하원의원들과 감세 방안을 논의하기에 앞서 이같이 말하고 “미국 정보기관에 대한 완전한 신뢰와 지원, 나는 우리 정보기관을 완전히 신뢰하고 있다”며 “여러 번 말했듯이 러시아가 2016년 선거에 개입했다는 정보기관의 결론을 받아들인다고 분명히 말한다“고 강조했다.

미 언론과 정치권이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대선 개입’과 관련해 미국 정보기관이 아닌 푸틴 대통령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두둔했다며 ‘항복’ ‘수치스럽다’ ‘불명예스럽다’고 한목소리도 비판하는 등 후폭풍이 강하자 수습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러시아의 행동이 선거 결과에 아무 영향을 주지 못했다”며 “행정부는 11월 의회 중간선거를 보호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대선개입 의혹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개입한 게) 아니라고 했다. 러시아는 그렇게(개입) 할 이유가 없다며 이미 대선 개입 결론을 내린 미 정보기관보다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를 더 신뢰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에 우호적 입장을 보였던 매체들과 소속 공화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공화당 소속 폴 라이언 하원의장(위스콘신)은 “러시아가 우리 선거에 개입해 미국과 전 세계의 민주주의를 훼손하려고 한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이는 미국 정보기관뿐 아니라 하원 정보위원회의 결론이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폭스뉴스 패널 가이 벤슨은 “쉽게 말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최악의 하루”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헬싱키를 떠날 때까지만 해도 이 같은 반응을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을 비롯한 참모그룹도 이번 ‘후폭풍’에 할 말을 잃은 채 당혹감 속에 파장을 예의주시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러 정상회담이 승리에 가득 찬 TV 이벤트가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우군들조차도 날카로운 비판을 쏟아내는 등 기자회견에 대한 격렬한 비판론에 놀란 상태“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로 돌아오는 전용기 에어포스원 안에서 TV를 통해 이번 미·러 정상회담에 대해 쏟아진 비판적 보도를 접하고 기분이 상당히 안 좋아졌다고 한다.

이에 에어포스 안에서 빌 샤인 백악관 공보국장,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보좌관 등 헬싱키에 동행한 참모들에게 감정을 터뜨렸고, 부인 멜라니아 여사도 바로 옆에서 일부 대화에 참여했다고 당시 상황을 잘 아는 소식통이 CNN에 전했다.

실제 대통령 전용헬기인 마린원이 백악관 잔디밭에 착륙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 샤인 공보국장, 밀러 선임보좌관이 열띤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CNN은 백악관 관계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현지 발언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순순히 털어놨고, 한 참모는 ”어느 정도 나빴던 것이냐“며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파장을 가늠하기 위해 분위기를 물어보기도 했다.

이번 사태가 일부 고위 당국자의 사퇴 파문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점치는 시선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상당수 참모는 미·러 정상회담 추진 단계에서부터 부작용을 우려하며 반대 의견을 낸데 이어 회담 준비 과정에서도 푸틴 대통령에 대해 더 강경한 태도를 취하라고 건의했으나 묵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WP)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강한 스탠스를 취하라는 참모들의 건의에도 불구, 완전히 정반대로 행동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100쪽 분량의 브리핑자료를 참모들로부터 건네받았지만 실제 회담에선 건의 내용을 대부분 무시했다는 것이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