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기회는 위기다

    나치시대의 독일은 칸트와 야스퍼스의 나라가 아니었다. 괴테와 베토벤의 고향도 아니었다. 히틀러유겐트의 어린아이들이 나치에 반대하는 제 부모를 고발하는가 하면, 숨어있는 유대인을 찾아내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돌아다니던 패륜과 야만의 디스토피아였다. 철학과 예술을 사랑하는 독일인들이 히..
  • [칼럼] 운명공동체

    ‘그대는 나의 운명!’ 이보다 더 절박한 사랑의 고백이 있을까. 이 고백은 ‘너와 나는 삶과 죽음을 함께 하는 운명공동체’라는 뜻이다. 피를 나눈 가족 또는 피보다 더 진한 사랑의 연인들에게나 있을 법한 인격적 결합이다. 이처럼 생사존망(生死存亡)을 함께 하는 운명공동체가 국가들 사이..
  • [칼럼] 희생양 만들기

    후한시대, 승상 조조는 황제를 참칭하는 원술을 토벌하기 위해 10여만 대군을 이끌고 출정한다. 그러나 정작 군사들을 먹일 군량미가 크게 부족해 별 수 없이 일일 급식량을 점차 줄이자 군사들의 불만이 날로 커져갔다. 조조가 군량담당관 왕후를 부른다. “물건 하나만 빌려주게.” “어떤 물건..
  • [칼럼] 우상의 계절

    아리스토텔레스의 이 이성적 연역논리학의 고전이라면, 베이컨의 은 경험적 귀납논리학의 선구적 저술이다. 베이컨은 인간의 지성을 그르치는 편견으로 네 가지 우상을 들고 있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바깥세상을 모른 채 독단적 선입견에 사로잡힌 동굴의 우상, ‘인간은 만물의 척도’라는 명제에..
  • [칼럼] '쓸모 있는 바보들'

    새해의 첫 노래는 언제나 희망의 찬가였다. 그러나 2020년 정초에는 희망의 속삭임이 채 끝나기도 전에 불안과 우려의 수군거림이 새어 나왔다. 민초들의 살림살이는 지난해보다 좀 나아질 것인가, 혹은 더 어려워질 것인가? 태극기와 촛불로 찢어진 광장은 이해와 화합의 한마당을 이룰 수 있을..
  • [칼럼] 하늘엔 별, 마음엔 도덕률

    겨울은 별들의 계절이다. 별은 겨울철 밤하늘에서 가장 밝게 빛난다. 그 찬란한 별빛 아래 산타할아버지는 사슴 썰매를 타고 하늘을 날고, 크리스마스트리에는 은빛 금빛 별 장식이 달린다. 지난 시절, 살을 에는 추위 속에서도 시린 가슴을 따뜻이 녹여준 것은 저 높은 하늘에서 희망처럼 반짝..
  • [칼럼] 조화석습(朝花夕拾)

    낙엽이 흩날리지 않는 가을 길녘을 걸어본 적 있는가. 거리가 말끔한 것은 좋지만, 계절의 정취가 사라진 듯한 허전함이 가득 밀려온다. 낙엽은 얼마쯤 그대로 두는 것이 좋다. 어지러이 나뒹구는 낙엽과 함께 명상의 뜨락으로 이끌리는 것은 가을의 영혼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그래서일까,..
  • [칼럼] 사회주의의 두 민중

    아름답기 그지없는 성바실리 대성당이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에 우뚝 솟아있는 광경은 꿈결처럼 신비롭다. 붉은 광장에는 구세주 그리스도성당, 카잔성당, 우스펜스키 성모승천성당도 고즈넉이 자리 잡고 있다. 러시아 정교회가 무신론 이데올로그의 본거지인 크렘린 곁에서 지금껏 신앙고백을 이어오고..
  • [칼럼] 혁명, 이념, 특권

    “왕의 목을 베어본 역사를 갖지 못한 국민은 혁명을 말하지 말라!” 프랑스대혁명으로 권력을 거머쥔 로베스피에르의 말이다. 그의 말대로 자코뱅 일파는 급진적 개혁을 추진하면서 광기서린 공포정치를 폈다. 국왕은 물론 수많은 정적들의 목이 단두대에서 잘려나갔다. 시민들은 자코뱅의 부릅뜬 눈초..
  • [칼럼] 민족감정, 국민이성

    광복 후 혼란스러운 해방공간에서 이승만은 국가를, 김구는 민족을, 김일성은 이념을 선택했다. 국가를 선택한 이승만은 대한민국에 자유와 안보의 새 길을 열었고, 민족을 선택한 김구는 북에서 배척당한 뒤 남한에서 민족혼의 상징이 되었으며, 이념을 선택한 김일성은 공산주의를 주체사상으로 변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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