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일본의 광복

    1943년 4월 19일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 유월절을 맞은 유대인들이 나치점령군에 저항하며 궐기하다가 5만6000명이 체포되고 7000여명이 학살당했다. 종전 후 그 비극의 현장에는 유대인 희생자들의 위령탑이 세워졌다. 그로부터 27년 뒤인 1970년 12월 7일 오전 7시, 차가운..
  • [칼럼] 두 개의 초상화

    자금성은 하나의 거대한 도시다. 수백 년 전에 무슨 기술과 장비로 그렇듯 웅장한 도성을 쌓을 수 있었을까. 그 턱없이 큰 스케일의 궁성을 짓기 위해 얼마나 많은 목숨이 희생되어야 했을까. 그에 비하면 우리네 임금님들이 크나큰 궁궐을 좋아하지 않은 것은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그러나 자..
  • [칼럼] 멀리 가려거든 함께 가라

    급류처럼 흘러간다. 북·미의 비핵화 협상과 남북한의 평화 교섭이 숨 가쁜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런 흐름대로라면 곧 종전선언에 이어 평화협정이 체결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에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북한이 실질적이고 필수적인 핵 폐기 조치를 실천한 것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한미연..
  • [칼럼] 핵 협상과 사항계

    오(吳)의 노장 황개가 살이 찢기고 피가 흐르는 몸으로 위(魏)의 조조에게 투항해 온다. 그 전에 조조가 오에 거짓 투항시킨 부하로부터 ‘황개가 대도독 주유에게 반항했다가 곤장을 심하게 맞았다’는 비밀첩보를 받은 조조는 황개의 투항을 곧이곧대로 믿지만, 황개는 방심한 조조 진영을 불길로..
  • [칼럼] 고약한 적과 함께 만들어가는 평화

    지난달 남북의 정상들이 판문점에서 만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 체결에 합의했다. 완성된 핵무기·핵물질을 폐기하겠다는 북한의 명확한 다짐이 없는 것은 미심쩍은 대목이지만, 북미 정상회담 등 향후의 절차가 남아있는 점을 감안하면 성급히 실망하거나 반대할 일은 아니다...
  • [칼럼] 추기경의 고뇌

    봄은 파릇한 새싹과 함께 한국 최초의 추기경이 탄생한 계절이다. 1969년 3월 교황 바오로 6세는 서울 대교구장 김수환 대주교를 추기경으로 서임(敍任)했다. 초대교회의 첫 순교자 스테파노의 이름을 자신의 세례명으로 삼은 김 추기경은 서임 이후 은퇴할 때까지 줄곧 고뇌의 세월을 보내야했..
  • [칼럼] 평화를 함부로 입에 올리지 말라

    역사에는 가정법(假定法)이 없다지만, 오늘의 상황을 과거에 비추어 반성적으로 성찰함으로써 역사의 교훈을 얻는 데는 가정의 상상력이 유용할 수 있을 것이다. 주한미군 철수를 공약한 미국의 카터 대통령이 1979년 6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야당을 비롯한 민주화운동 세력은 카터와 박정희의..
  • [칼럼] 윤동주의 십자가

    하이데거의 생각이 옳다면, 시인은 신과 인간 사이에 있는 존재다. 2월 16일은 신과 인간 사이에 있었던 시인, 아니 지금도 분명히 거기에 있을 시인 윤동주의 73주기(周忌)이다. 윤 시인이 깊은 성찰과 저항의 시어(詩語)들을 피 토하듯 쏟아낸 시절은 조국이 일제의 식민통치에 몸서리치던..
  • [칼럼] 개에 대한 예의

    “개들은 먹을거리가 생기면 배가 터지도록 먹어댄다. 개들이 제가 토해낸 것도 꺼리지 않고 먹어치운다는 사실은 굳이 성서(잠언 26:11)를 읽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그렇다. 개들은 우리보다 나은 존재가 아니다. 솔직히 말하면, 개들은 우리와 똑같다.” 알베르 카뮈의 스승이었던 장 그..
  • [칼럼] 새로운 중세기, 화려한 크리스마스

    새로운 중세기, 화려한 크리스마스 영성(靈性)이 사라진 자리에 화려한 기복(祈福)의 전당들이 솟아오른다. 종교개혁 500주년의 해에 성탄절을 맞는 한국 개신교는 과연 개혁된 종교인가.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서 삶의 감화(感化)를 주고 있는가. 답은 비관적이다. 이름 없이 빛도 없이 묵묵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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