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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선진화 길을 묻다](5)은행 신뢰회복 노력… 근본적 해결책 찾아야

[금융선진화 길을 묻다](5)은행 신뢰회복 노력… 근본적 해결책 찾아야

기사승인 2014. 07. 31.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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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가리고 아옹식 처방이 사고 키워
"근본 대책 필요. 지주체체 시스템도 손봐야"
최근 은행권 브랜드 가치를 두고 의미있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브랜드 가치평가 회사인 브랜드스탁이 발표한 ‘2분기 국내 100대 브랜드’에서 KB국민은행은 1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말 국내 브랜드 3위까지 올랐던 국민은행이 반년만에 10단계 아래로 곤두박질 친 것이다. 국민은행은 물론 고객정보 유출로 홍역을 치른 KB국민카드도 전 분기 대비 22단계 하락한 96위로 밀려났다.

해외지점 부당 대출·고객 정보 유출·전산기 교체 관련 내부 갈등·국민주택채권 횡령 등 잇단 비리와 사건·사고로 국민은행이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는 반증이다.

국민은행뿐만 아니다. 최근 금융권은 동반 신뢰 하락에 시달리고 있다. 금융사들이 하반기 최고 경영 목표를 ‘신뢰 회복’으로 꼽는 이유다.

◇은행권 잦은 사고… 내부통제 부실 운영 때문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우리·하나·외환·국민·기업은행 등 6개 은행은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자체 모형을 개발해 운영리스크를 관리하겠다며 감독당국의 승인까지 받았으나 금감원 감사 결과 부실 운영이 드러났다.

은행들은 감독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을 당시보다 운영리스크 관리를 위한 전담 인원을 크게 줄였고, 운영리스크 담당자로 업무 경험이 거의 없는 신규 전입 직원이나 대리급 직원을 두는가 하면 담당자도 수시로 교체했다.

2010년에는 은행 공동으로 리스크 지표도 만들었으나, 이후 제대로 업데이트도 하지 않았다. 최근 잇달아 발생한 은행권 사건·사고들이 모두 은행 스스로가 자처한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들의 내부 금융사고는 운영리스크 관리 부실에 따른 내부 통제의 미흡에 기인한 측면도 크다”며 “앞으로 이 시스템을 부실하게 운영하는 은행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후약방문, 효과 없을 것”
은행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은행들은 앞다퉈 하반기 경영전략의 최우선 과제를 ‘신뢰회복’으로 꼽고 있다.

이건호 국민은행장은 지난달 1일 하반기 첫날 조회사를 통해 “고객 신뢰 회복과 스토리가 있는 금융의 정착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올해의 경영목표 달성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자”며 “영업현장에서부터 진정한 고객만족을 통해 은행업의 근간인 신뢰를 회복해 나갈 때”라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임직원들의 윤리의식 제고를 통한 내부통제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 4월 이순우 은행장과 전 임직원이 참여한 ‘윤리실천 결의대회’를 개최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서진원 신한은행장도 “기본과 원칙을 철저히 지키고 사고 예방에 더욱 만전을 기해야 한다”며 “글로벌 일류 기업들이 작은 사고로 인해 오랜 기간 쌓아 온 신뢰를 한 순간에 잃고 무너져 버리는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은행들의 이런 변화의 움직임이 사후약방문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은행들의 비리와 사건·사고는 끊이지 않는 것은 매번 ‘눈가리고 아옹식’ 처방에만 급급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한 금융사 고위 관계자는 “금융사에서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회사는 이를 최대한 은폐하려고 하는 특성이 있다”며 “시스템 전반에 대한 문제보다는 악화된 여론이 어서 희석되길 기다린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현 시스템이 완전히 뜯어고쳐지지 않으면 은행들은 계속 사고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현 금융지주제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잇단 은행권 사고도 지주와 은행의 이원화된 의사결정 시스템 때문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금융지주의 가장 큰 문제는 낙하산 인사다. 3년마다 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갈아치우면 회사가 제대로 굴러가기 어렵다”며 “관피아를 척결하고 이사회 주도로 정당성을 갖춘 최고경영자를 선임하는 게 유일한 해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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