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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신드롬]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장그래’다 <상>

[미생 신드롬]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장그래’다 <상>

기사승인 2014. 11. 1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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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하는 일이 아니라면서 결국 혼자이게 만들고 있잖아…어차피 가르쳐 줄 마음도 없으면서…."
미생 공감하는 현 직장인들 "익숙하지 않은 회사 시스템, 업무 배울 수 없는 환경 가장 불만스러워!"
미생 2회
동명의 웹툰을 소재로 한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미생’의 한 장면. 장그래 역을 맡은 임시완이 회사 옥상 바닥에 주저 앉아 있다. / 사진=tvN 제공
“혼자 하는 일이 아니라면서 결국 혼자이게 만들고 있잖아…어차피 가르쳐 줄 마음도 없으면서….”

동명의 웹툰을 소재로 한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미생’은 바둑 프로입단에 실패한 장그래(임시완)가 종합무역상사인 원인터내셔널에 인턴으로 취직하면서 겪는 직장 생활의 애환을 그려내며 현 직장인들의 공감을 자아내고 있다.

극중 장그래가 가진 스펙은 26이라는 나이와 고등학교 졸업장, 컴퓨터 자격증이 전부다. 현재의 취업 전쟁에서 장그래와 같은 스펙을 가진 취업준비생이 승리하기란 매우 어렵다.

만약 장그래 같은 취업준비생이 취업했다 하더라도 인턴으로 쓰임을 당할 뿐, 정규직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적다. 극중 장그래 역시 정규직 전환에 실패하며 계약직 직원으로 연명한다.

이러한 현실은 아시아투데이가 의뢰해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직장인 115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메일 설문조사(표본오차 ±2.98%P·95% 신뢰수준)의 결과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인턴사원부터 10년차 직장인까지 폭넓은 응답자 층을 구성해 실시한 해당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1157명 중 425명(36.73%)이 구직 시절 “인턴 또는 계약직 기간을 채운 뒤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불만이었다”고 답했다.

2011년 12월부터 6개월간 국내 유명 식음료기업의 영업직 인턴사원으로 근무했던 안모씨(30)는 회사가 인턴 계약 당시 지방 발령을 일절 고지하지 않다가 이를 정규직 전환의 조건으로 내세우면서 회사를 그만뒀다.

안씨는 “당시 채용된 인턴사원 100명 중 좋은 평가를 받았던 73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됐지만 회사 측에서 느닷없이 이들을 지방으로 발령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이에 정규직으로 전환된 인턴사원 중 수도권에 거주하는 상당수가 이에 강하게 반발, 회사를 그만둔 일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직장인들은 드라마 ‘미생’의 장그래를 통해 인턴·신입사원 시절을 반추하며 당시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익숙하지 않은 회사 시스템’(422명·36.47%)을 꼽았다.

그 뒤로 △업무를 배울 수 없는 환경(249명·21.52%) △기존 직원들의 텃세(199명·17.2%) △적은 급여(183명·15.82%) 등의 답변이 이어졌다.

2011년 국내 대기업 계열사에 취직한 최모씨(30)는 신입시절 당시 복사기 사용법·팩스 보내는 법·전화 당겨 받기 등 기본적인 회사 업무를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고 쉽게 물어볼 수도 없어 애를 먹었다고 털어놨다.

최씨는 “당시에 나는 군대 이등병과 다를 바가 없었다”며 “8시간 이상을 회사에서 보냈지만 미생의 장그래처럼 아무것도 할 줄 몰랐고 그 누구도 친절히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어 늘 긴장 상태였다”고 말했다.

김세영 인크루트 연구원은 “직장생활이 처음인 신입사원은 사내 시스템에서 회사 분위기까지 익숙하지 않은 것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며 “입사를 앞둔 신입사원이라면 경직된 자세보다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2~3번씩 확인하는 자세를 갖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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