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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신드롬] <하> 미생 10명 중 7명 ‘워킹푸어’…“사라진 돈과 시간…”

[미생 신드롬] <하> 미생 10명 중 7명 ‘워킹푸어’…“사라진 돈과 시간…”

기사승인 2014. 11. 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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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인크루트 설문조사 결과, 직장인 75% "우린 워킹푸어…월급날 전혀 반갑지 않아"
20대 직장인 "100만~200만원 월급으로 50만원 미만 저축"
57% "주 2회 이상 야근" , 71% "야근 수당 못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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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미생’의 한 장면. / 사진=tvN 제공
“통신비 10만원, 교통비 10만원, 부모님 용돈 30만원 드리고 식비를 포함한 생활비 등에 60만~70만원 정도를 고정적으로 쓰고 나면 남는 돈이 거의 없죠…. ‘미생, 워킹푸어’(열심히 일을 해도 저축하기 빠듯할 정도로 형편이 나아지지 않는 계층), 딱 제 이야기입니다….”

올해 4월 서울 모 중소기업에 2년제 계약직 사원으로 입사한 성모씨(27·여)는 “월급날이 전혀 반갑지 않다”고 푸념했다.

성씨는 “200만원이 채 안 되는 월급을 받고 있는데 그중 20~30만원을 저축하는 편”이라며 “최근부터는 직장에 도시락을 싸들고 다니며 식비라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미생’에 크게 공감하고 있는 직장인들이 스스로를 ‘워킹푸어’로 단정 짓고 있다.

아시아투데이가 의뢰해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직장인 115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메일 설문조사(표본오차 ±2.98%P·95% 신뢰수준) 결과에 따르면 ‘자신을 워킹푸어라고 생각한다’고 답한 직장인이 무려 74.76%(865명)에 달했다.

또한 설문에 참여한 20대 직장인 597명 중 67%(400명)가 100만~200만원의 월급을 받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이중 38.25%(153명)가 ‘50만원 미만’의 금액을 저축, 17.5%(70명)는 ‘전혀 저축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30대 직장인들의 상황 역시 20대 직장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직장에서 쌓은 경력과 연륜에 따라 20대 시절보다 조금 높은 월급을 받을 뿐, 이들 역시 저축액수를 크게 늘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설문 조사결과, 30대 직장인 408명 중 42.9%(175명)가 200만~300만원의 월급을 받고 있었으며 이중 39.43%(69명)가 ‘50만~100만원’의 금액을 저축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월급이 오른 만큼 저축액도 증가했지만 현실적으로 이들의 주머니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않은 것이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미생들이 스스로를 워킹푸어라고 단정 짓게 된 이유는 이들 대부분이 불안정한 노동상태에 놓여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삶은 갈수록 팍팍해지고 당장 이를 타개할 방법을 못 찾는 상황 속에서 예전에는 노력하면 잘 살게 될 것이라는 희망이라도 있었지만 지금의 미생들은 그런 미래에 대해 전혀 전망할 수 없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실판 미생 대부분은 주 2회 이상 야근에 치이며 이로 인해 자기계발 등 개인 시간을 갖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참여한 직장인 1157명 중 57.22%(662명)가 ‘주 2회 이상 야근을 한다’고 답했으며 71.74%(830명)는 ‘야근 수당을 못 받고 있다’고 고백했다.

직장에 빼앗긴 시간들로 20~30대 직장인 1005명 중 53.03%(533명)은 ‘자기계발 시간을 갖지 못한다’고 말했고 27.75%(299명)는 ‘잦은 야근으로 인해 가족 및 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서울 모 광고회사에 다니는 김모씨(30)는 “평균 주 3회 정도 야근을 하는 것 같다”며 “업무의 특성상 야근이 많은 편인데 새벽 시간까지 야근이 이어질 때만이라도 회사에서 택시비 정도의 수당을 지원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 회사에는 그런 체계가 명확하지 않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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