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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하나외환 통합은 사명부터? 외환맨 지키는 하나금융

[취재뒷담화]하나외환 통합은 사명부터? 외환맨 지키는 하나금융

기사승인 2015. 07.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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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복음 경제부 기자
9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은행으로 출범하게 되면서 통합은행의 사명을 놓고 관심이 뜨겁습니다.

업계는 현재 ‘KEB하나은행’을 가장 유력한 후보로 보고 있는데요. 대부분 은행들이 영문은 앞에, 한글은 뒤에 두는 은행명을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해외에 강점을 둔 외환은행과의 합병 시너지를 위해서라도 한글인 ‘외환’보다는 영문 ‘KEB’를 쓰는게 낫지 않겠냐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실 속사정은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바로 ‘외환맨의 자존심’이 통합사명에 걸려있다는 것입니다.

외환은행은 1967년 한국은행 외환부에서 국책으로 독립 출범한 이후 1989년까지 국내의 외환 업무를 담당해왔습니다. 당시 외환은행은 취업선에서는 물론 은행 업계에서도 알아주는 곳이었죠. 엘리트 성향이 강한 기업문화를 가진 조직인 만큼 ‘외환맨’이라는 자존심도 높습니다.

반면 하나은행은 작은 단자회사로 출발해 충청, 보람, 서울은행 등을 합병하며 현재에 이르렀습니다. 끊임없는 인수와 합병 등을 거치면서 ‘변화’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공격적인 면모를 갖추고 있는 곳입니다.

성격이 거의 반대라고도 볼 수 있는 양 은행의 합병 과정도 다사다난했습니다. 1년여간 걸친 치열한 공방 끝에 13일 하나금융과 외환노조는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통합 출범을 알렸지요.

하나금융이 외환노조를 설득하기 위해 제안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통합은행 사명에 ‘외환’이나 ‘KEB’를 넣겠다고 한 것입니다. 흡수하는 은행 측이 피인수은행의 이름을 사용한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앞서 조흥은행은 신한은행에, 제일은행도 SC그룹에 인수되면서 이름이 사라졌지요.

통합사명에, 그것도 피인수 은행 명칭이 앞에 온다는 것은 그만큼 외환맨의 자존심을 살려주기 위한 하나금융의 배려가 아니냐는 것입니다.

하나금융은 이미 많은 인수합병으로 품에 안은 조직이 한 두군데가 아닙니다. 그만큼 한 조직이 다른 조직을 끌어안기 위해 감당해야 하는 일들을 충분히 알고 있는 조직인 셈이죠. 이번 통합사명이 ‘KEB 하나은행’으로 간다면, 외환맨의 자존심 살리기는 물론 기업문화 교류도 자연스럽게 이뤄지지 않겠냐는 업계의 기대도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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