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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형제의 난’ 롯데, 열쇠는 老회장 손에

[마켓파워]‘형제의 난’ 롯데, 열쇠는 老회장 손에

기사승인 2015. 07.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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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총괄회장 지배구조 정점 광윤사·롯데홀딩스 지배권 유지
신동빈 VS 신동주·신영자, 신 총괄회장 손에 향방 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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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후계구도에서 밀려난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쿠데타는 하루만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진압됐지만, 본격적인 ‘지분싸움’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한 일본 광윤사와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배권을 쥐고 있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의중에 따라 향배가 갈릴 것으로 관측된다.

또 신영자 롯데삼동복지재단 이사장이 신 전 부회장과 뜻을 같이 하고 있어 대대적인 반격을 예고하고 있다. 신 이사장은 국내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향후 벌어질지 모를 지분경쟁에서 신 전 부회장의 어깨를 가볍게 해 줄 것으로 관측된다.

29일 금융감독원 및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신격호 총괄회장→광윤사→롯데홀딩스→호텔롯데→국내 주요 계열사’로 이뤄진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롯데·롯데상사 등의 계열사들을 거느린 롯데홀딩스는 일본 롯데그룹의 지주사로, 호텔롯데의 지분 19.07%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호텔롯데는 롯데쇼핑·롯데제과·롯데칠성음료 등 국내 주요 계열사들의 지분을 보유하며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롯데홀딩스가 한국과 일본의 롯데그룹 계열사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롯데홀딩스 위에는 실질적인 지배회사인 광윤사가 자리하고 있다. 광윤사는 롯데홀딩스의 지분 27.65%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신 총괄회장은 광윤사 지분 50%를 보유해 사실상 광윤사를 통해 롯데그룹 전체를 지배해왔다. 결국 한·일 전체 롯데그룹의 사실상 지주사격인 광윤사를 손에 넣는 것이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열쇠가 되는 셈이다.

일본 포장자재 판매 기업인 광윤사는 비상장사로 지분 구조가 베일에 쌓여 있다. 신 총괄회장이 5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12%의 지분을 보유한 우리사주 조합이 신 회장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두 형제가 광윤사의 지분을 신 총괄회장으로부터 각각 29%씩 넘겨 받았다는 관측도 있는 등 지분보유 현황이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광윤사 지분 확보 측면에서 현재까지는 신 회장이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지만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신 총괄회장이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진 지분 3%와 추가 확보 여부에 따라서 언제든지 우열이 뒤바뀔수 있기 때문이다.

또 신 총괄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롯데홀딩스 지분 28%도 간과할 수 없다. 신 회장이 광윤사를 차지한다고 해도 광윤사의 지분 27.65%와 맞먹는 신 총괄회장의 지분이 신 전 부회장에게 넘어갈 경우 두 형제의 롯데홀딩스 지분율은 비슷해진다. 결국 신 총괄회장이 누구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롯데그룹을 걸고 벌어진 집안싸움의 결과가 갈릴 전망이다.

애초 신 회장의 원톱 체제로 굳혀지는 듯했던 후계자 구도에서 나타난 신 총괄회장의 의중은 이번 신 전 부회장의 돌발행동으로 ‘오리무중’에 빠졌다. 신 총괄회장이 신 회장을 후계자로서 전폭적으로 밀어주기로 했다면 이번에 신 전 부회장과 함께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싣지 않았다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또 이번 사태에서 신 회장이 신 총괄회장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 해임이라는 초강수로 대응함으로써 신 총괄회장의 눈밖에 나게 됐다는 평가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의중과 광윤사·L투자회사 등 주요 일본 비상장 계열사의 지분확보 여부가 지배권 결정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신 총괄회장의 의중과 함께 일본행에 동참한 신 이사장의 마음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도 이번 지분싸움의 주요 관건이다. 신 이사장은 한국 롯데그룹 내 주요 계열사인 롯데쇼핑(0.74%)·롯데제과(2.52%)·롯데칠성음료(2.66%) 등의 지분을 갖고 있다.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이 보유한 국내 주요 계열사 지분은 엇비슷한 가운데 신 이사장의 지분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

신 전 부회장이 보유한 롯데쇼핑 지분(13.45%)에 신 이사장의 지분이 더해지면 신 회장(13.46%)을 앞지를 수 있고, 롯데제과의 경우에도 신 전 부회장과 신 이사장의 합계 지분율은 6.47%로 신 회장의 지분 5.34%를 넘어서게 된다.

이번 사태에서 보여지듯이 신 이사장이 신 전 부회장의 편에 선 것으로 여겨지는 만큼 향후 신 이사장의 행보가 롯데그룹의 수장을 결정지을 핵심변수로 떠올랐다. 두 형제의 지분관계가 정리되지 않는 한 언제든지 신 전 부회장의 2차 반격이 시작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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