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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힘들다고 발 뺄 수야”…초심 지키는 농협은행장

“조선업 힘들다고 발 뺄 수야”…초심 지키는 농협은행장

기사승인 2016. 06. 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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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업황이 나빠지면서 다른 시중은행들은 담갔던 발을 뺐지만 NH농협은행은 그럴 수 없다. 우리는 농업인을 비롯한 지역 고객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경섭 NH농협은행장은 조선사들의 구조조정으로 인한 어려움을 하소연하는 와중에도 ‘협동조합’에서 출발한 농협은행의 초심(初心)을 이같이 강조했다.

지난해 말 우리·KEB하나·신한은행이 STX조선해양에 대한 추가지원에 난색을 표하며 채권단에서 탈퇴했다. 하지만 농협은행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과 함께 남았다. 일반 시중은행들에 비해 공공성이 강한 농협은행의 특수성에 기인한 것이다.

최근 이경섭 행장은 경남의 한 지역단체장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다른 은행은 떠나도 해당 지역 경제를 지켜달라는 것이었다. 올해 초 인근 지역인 통영시에선 우리은행이 조선 경기 침체를 견디지 못하고 지점을 폐쇄한 바 있다.

조선업발 구조조정으로 수조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이 행장으로선 여간 어려운 부탁이 아닐 수 없다. NH농협금융지주가 밝힌 ‘빅배스’를 감안하면 그 규모는 3조원 이상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전체 시·군 금고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지방과 밀접한 관계인 농협은행이 이를 외면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이 행장은 올해로 출범 5년차를 맞는 농협은행이 일류은행으로 비상하느냐, 삼류은행으로 추락하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기준 농협은행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3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2% 감소했다. 같은 기간 14.27%를 기록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조선·해운업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금융당국이 권고하는 14% 이하로 떨어질 위험에 처했다.

이 같은 난국에서 이 행장이 농협은행을 지역 경제를 살리는 동시에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일류은행으로 이끌어 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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