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커스의 기원부터 그랑 샤피토까지”...알고 보는 ‘그레이트 유로 서커스’

내달 한강공원 멀티플라자 광장서 아시아 초연...7대에 걸친 유럽 정통 서커스

‘그레이트 유로 서커스’의 한 장면.

올 겨울 가족과 연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그레이트 유로 서커스’ 아시아 초연이 내달 21일부터 서울 한강공원 멀티플라자 광장에서 개최된다. 유서 깊은 서커스 명문 ‘웨버’ 가문이 선보이는 유럽 정통 서커스 내한공연을 앞두고 서커스의 유래와 웨버가의 역사, 그랑 샤피토 등에 관해 알아본다.

◇1768년 영국에서 시작된 ‘서커스’, 한국에서는 동춘 서커스단이 원조

서커스(circus)라는 말은 고대 로마시대 전차 경주 경기장의 원형 울타리를 뜻하는 라틴어 ‘키르쿠스’에서 비롯됐다. 키르쿠스에서는 오늘날의 서커스공연과는 달리, 노예나 하층민이 이끄는 전차 경주나 검투사와 야수의 격투가 벌어졌다.

그러다 1768년 영국의 한 말타기 곡예사가 원형 공연장 안에 관객석과 지붕을 설치해 구경꾼을 끌어모았다. 이후 1782년 소속 기수 중 한 명이 ‘로열 서커스’란 이름으로 독립해 나가게 된다. 오늘날 순회 곡마단, 곡예단을 뜻하는 ‘서커스’는 여기에서 비롯됐다.

미국에서는 1793년 필라델피아에서 최초의 서커스가 시작됐다. 이후 1870년대에는 서커스 유람단이 자리를 잡았다.

우리나라에서는 1925년 동춘 서커스단이 창단하면서 서커스의 역사가 시작됐다. 일제강점기에 일본 서커스 단원으로 활동하던 동춘 박동수가 한국인 30명을 모아 만든 것이다.

오토바이 점프를 선보이는 ‘그레이트 유로 서커스’의 한 장면.

◇1800년대부터 서커스 시작한 웨버 가문, 7대에 걸쳐 비법 전수

독일 출신의 웨버 가문은 1800년대 초부터 7대에 걸쳐 유럽 정통 서커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들은 예로부터 연극, 인형극, 광대, 줄타기, 곡예 등 다양한 분야의 서커스를 공연해온 유서 깊은 가족 서커스단이다. 현재 4대의 가족들이 함께 세계 투어를 하며 아날로그적 기예와 최첨단 기술이 결합된 공연을 보여주고 있다.

해리 웨버 단장과 그의 아내이자 팀 매니저를 맡고 있는 메어리 웨버를 주축으로 그들의 여섯 아이들과 부모 버트·조세핀 웨버까지 이들 가족은 서커스 경험과 지식, 기술을 공유하며 대대손손 전승시키고 있다.

해리 웨버 단장은 전통을 계승하는 동시에 새로운 시대에 맞는 공연을 만들기 위해 30여 년 전부터 본격적인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변신했다. ‘그레이트 유로 서커스’를 만들어낸 그는 지난 20여 년 간 유럽 및 태평양 지역에서 최대 규모의 서커스 투어를 진행했다.

호주에 설치된 ‘그랑 샤피토’.

◇대규모 이동식 가변극장 ‘그랑 샤피토’는 빅탑시어터의 유럽식 표현

대형 서커스 공연을 하려면 큰 기둥을 중앙에 세우고 그 기둥에 천막천을 연결해 당기는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대규모 이동식 가변극장이 필요하다.

캐나다의 ‘태양의 서커스’가 한국에서 공연을 하면서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광장에 이러한 가변극장인 ‘빅탑시어터’를 만들었다. 빅탑시어터는 약 60여 명의 스텝들이 4.8m 길이의 철제 기둥 120여 개를 차례로 올리는 과정을 통해 세워졌다.

영국의 ‘그레이트 유로 서커스’가 내한공연을 위해 서울 한강공원 멀티플라자 광장에 설치하는 ‘그랑 샤피토’도 이와 유사한 대규모 이동식 가변극장이다. 그랑 샤피토는 빅탑시어터의 유럽식 표현이다.

이번에 마련되는 그랑 샤피토는 메인텐트와 포이어텐트 2동으로 설치된다. 메인텐트는 1동당 가로 70m, 세로 100m, 높이가 무려 20m에 이른다. 포이어텐트는 가로·세로가 각각 26m, 높이가 9.5m 크기다. 1200석 규모로 지어지며, 각종 부대시설을 갖춘 복합 공간으로 꾸며진다. 내부에는 텐트극장이 갖는 한계인 냉난방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최첨단 자동 온도조절시스템이 설치된다.

‘그레이트 유로 서커스’의 한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