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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6차 핵실험, ICBM 장착 ‘수소폭탄’ 성공주장…실제 성공했을까

북한 6차 핵실험, ICBM 장착 ‘수소폭탄’ 성공주장…실제 성공했을까

기사승인 2017. 09. 0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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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위력 5차 핵실험 때보다 강력, 50~60kt 증폭핵분열탄 가능성
수소폭탄용 기폭장치 주목…전문가들 "완전한 수소탄 완성 아냐, 과시용"
핵실험 관련 중대보도 전하는 리춘히
북한의 중대 소식을 단골로 전하는 간판 아나운서인 리춘히가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과 관련된 조선중앙TV의 중대보도를 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은 3일 감행한 6차 핵실험에 대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장착용 수소폭탄 시험에 완전히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핵실험 폭발력이 이전보다 훨씬 강해진 것으로 분석되면서 북한이 실제로 ‘수소폭탄’에 성공했는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날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발생한 인공지진 규모는 5.7로 파악됐다. 일본·러시아·중국은 모두 6 이상으로 분석했다. 북한의 역대 핵실험 중 최대 규모의 인공지진으로, 이에 따라 폭발 위력도 최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핵실험 위력은 △1차 2006년 10월9일 때는 규모 3.9에 폭발위력 1㏏(킬로톤·TNT폭약 1000t의 폭발력) △2차 2009년 5월25일에는 4.5에 3~4㏏ △3차 2013년 2월12일은 4.9에 6~7㏏ △4차 2016년 1월6일 4.8에 6㏏ △5차 2016년 9월9일 5.04에 10㏏로 평가됐다.

◇폭발위력 50~60kt 추정, 수소폭탄 이전 증폭핵분열탄 가능성

전문가들은 통상 지진파가 0.4 커질 때 폭발력은 2배씩 강화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계산을 해보면 이번 핵실험의 폭발위력은 5차 핵실험 때인 10㏏보다 훨씬 큰 50~60㏏ 또는 55~72㏏로 추정할 수 있다.

1945년 일본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폭발위력의 경우 20㏏로 추정됐다. 당시 8만여 명이 숨지고 수십 만명이 방사능 피해로 고통을 겪었다.

수소폭탄은 원자폭탄과 폭발 방식도 다르고 폭발력도 훨씬 크다. 원자탄이 핵분열 반응에 의한 것이면 수소탄은 핵융합 반응을 통해 폭발을 일으킨다. 원자탄은 핵폭발을 일으키기 위해 일반 폭약을 사용하지만 수소탄은 핵 분열 반응을 일으키기 위해 원자탄을 사용한다.

핵융합 반응을 통해 만들어진 고속 중성자가 핵분열하면서 얻는 수소폭탄의 위력은 일반적으로 원자탄보다 훨씬 더 큰 것으로 평가된다. TNT 100만t의 폭발력에 해당하는 1Mt(메가톤) 이상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의 경우 이날 핵실험에서 완전한 수소폭탄에는 성공하지 못했더라도 수소폭탄의 이전 단계인 증폭핵분열탄에는 상당부분 근접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핵실험은 5차 핵실험 때보다 폭발위력이 대폭 늘어나 수십㏏ 이상의 폭발위력으로 보인다”며 “인공지진 규모로 미뤄보면 증폭핵분열탄 이상으로 보인다”고 했다. 군 당국은 완전한 증폭핵분열탄의 위력을 36~42㏏ 정도로 평가하고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6차 핵실험의 폭발위력은 60~80㏏로 보인다”며 “진정한 수소탄은 100㏏ 가량인데 이에 훨씬 못 미치는 위력”이라고 했다.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은 “국내외 관측에 따르면 오늘 단행된 북한 핵실험의 인공지진 규모는 진도 5.7에서 6.3까지로 추정된다”며 “일본 나가사키에 떨어진 ‘팻맨’이라는 핵폭탄의 3~5배 위력”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많게는 100kt”이라고 말했다.

◇수소폭탄 방식 기폭장치 공개…핵심은 핵탄두 소형화·대기권재진입 기술 확보

핵무기연구소 시찰하는 김정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핵무기연구소를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날 공개한 1m 크기의 장구형 핵폭발장치와 둥근 이중냄비형 기폭장치에 주목하고 있다. 핵폭발장치와 기폭장치에 전선 케이블이 연결된 것으로 미뤄 실물일 수도 있지만 알루미늄으로 만든 목업(Mock-up·실물 크기 모형)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이 공개한 2개의 구형 물체가 하나로 결합된 핵폭발장치는 수소탄의 원리와 같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다만 이것이 수소탄의 완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것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 장치들에 대해 “북한이 땅콩 모양으로 구형 2개를 하나로 연결한 형태를 공개했는데 얼핏 보면 먼저 핵분열탄을 폭발시키고 그 폭발력으로 핵융합 반응을 만들어내는 수소폭탄 방식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 북한이 수소탄 개발 과정에 있는 것 같다”며 “이번에 (ICBM급인) 화성-14형 미사일에 (수소폭탄을) 넣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완전한 수소탄을 아직 완성하지는 못했으며 이번에 이를 개발하고 있다는 의도를 과시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만약 북한이 완전한 수소탄을 개발했다고 해도 이 수소탄을 미사일의 탄두로 만들기 위한 소형화·경량화 기술과 함께 미사일이 대기권을 넘어 재진입하는 기술은 북한이 아직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북한 핵실험 이후에는 보통 미사일 시험이 뒤따랐다는 점에서 북한은 조만간 ICBM 등 추가 미사일 시험발사를 통해 대기권 재진입 기술과 핵탄두 소형화 기술 등의 완성을 주장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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