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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열병식, 평화올림픽 걸림돌 되나 북미대화 디딤돌 되나

북한 열병식, 평화올림픽 걸림돌 되나 북미대화 디딤돌 되나

기사승인 2018. 02. 04.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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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코피 전략' 공론화…대규모 열병식, 북미간 군사적 긴장감 고조
햇살 비친 한반도기
2일 오전 강원 원주시 일산동 감원감영 앞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북공동응원단 출범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손에 든 한반도기 위로 햇살이 비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바로 전날에 진행되는 북한의 건군절 70주년 열병식이 올림픽을 계기로 무르익는 한반도 평화 모드에 어떤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4일 현재 북한은 대규모 열병식을 계속 준비하는 것으로 포착되고 있다. 평화올림픽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북한이 열병식 규모를 축소하는 방법을 통해 북·미대화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미국 위성사진업체에 따르면 북한은 15만명 수준의 군중을 동원해 이번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던 2015년 노동당 창당 70주년 열병식과 2017년 4월 김일성 105회 생일 열병식 규모와 맞먹는 것으로 분석된다.

열병식 연습장 근처에서는 이동식 발사차량 여러 대가 포착되면서 북한이 열병식 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앞세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북한의 이번 열병식은 대규모는 물론 고강도의 열병식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만약 북한이 열병식 당일에 미 본토 타격을 목표로 하는 ICBM이나 공개한적 없는 신형 무기를 끌고 나오면서 무기체계를 과시할 경우 이는 미국을 크게 자극하고 한반도 정세는 급속히 냉각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 미 국무부의 스티브 골드스타인 차관은 “열병식이 2월8일에 개최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사실상 연기를 요구했다. 하지만 북한은 “남이 상관할 바 아니다”며 열병식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표시했다.

◇대규모·고강도 열병식은 부담…규모 축소해 북미대화 단초 마련할 수도

다만 북한으로서는 최근 미국의 ‘제한적 선제타격(코피 전략)’이 공론화되는 상황에서 열병식을 대규모·고강도로 강행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또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마련될 수 있는 북·미 대화 가능성의 불씨를 살릴 필요가 있기 때문에 극적으로 열병식 규모를 축소하는 방안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만큼 이를 입증하기 위한 열병식을 하는 것은 내부적인 수요가 강할 것”이라며 “다만 한국과 미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해 대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필요는 없기 때문에 대규모나 고강도로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열병식 당일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의 접견이 예정돼 있다. 여기서 어떤 대북 메시지가 나올 것인지가 향후 한반도 정세의 중요 포인트가 될 수 있는 만큼 북한은 열병식 규모를 조절해 한·미의 대북 메시지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올림픽 기간 북한 대표단을 이끌고 방남하는 북측 고위급 인사가 펜스 부통령과 조우할 가능성도 있어 북한이 이를 위해 열병식을 외교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북한 권력서열 2위인 최룡해가 방남해 ‘북·미 2인자 회동’ 관련 시나리오가 나온다. 다만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아직 북한에서 누가 방남할 지는 알려지지 않았다”며 “북·미 간 접촉이나 대화 가능성을 현 단계에서 거론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이번 올림픽을 한반도 평화정착의 모멘텀으로 활용해야 하는 만큼 북한의 열병식 규모 축소는 물론 펜스 부통령의 역할에 대해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올림픽 개막식 전날이자 열병식 당일인 8일에 이뤄지는 문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간의 접견 및 만찬회동에서 평창올림픽 이후의 대북정책 방향에 대해 한·미간 어떻게 입장이 조율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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