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오열의 포트엘리자베스, 움직일 힘조차 없었다.

오열의 포트엘리자베스, 움직일 힘조차 없었다.

기사승인 2010. 06. 27. 01:43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정해용 기자] 27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던 남아프리카공화국 포트엘리자베스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 경기종료 휘슬이 울리자 땀과 비가 범벅된 태극전사들은 힘없이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다.

태극전사들은 1-2로 뒤진 상황에서 끝까지 동점골을 뽑아내려 안간힘을 쏟았다. 하지만 시간은 대한민국의 편이 아니었다. 경기가 끝나자 그라운드에 동상처럼 그대로 무릎을 꿇고 앉거나 주저앉은 선수들은 한동안 미동도 하지 않았다.

차두리(30·프라이부르크)는 아예 미드필드에 주저앉아 분을 참지 못한 듯 눈물을 흘렸다.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김정우(28·광주) 염기훈(27·수원) 정성룡(25·성남) 등 하나같이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듯 어두운 표정으로 일관했다.

차두리는 끝내 오열했고 선수단이 한국 응원단에 감사의 인사를 표하러 갔을 때도 계속 울먹거렸다. 안정환(34·다롄 스더)이 다가가 어깨를 감싸며 위로했지만 울분을 참지 못했고 유니폼 상의로 계속 뜨거운 눈물을 닦아 냈다.

태극전사들과 작별인사를 나눈 붉은악마 등 한국 응원단도 좌절감을 이기지 못하고 한동안 그라운드를 떠나지 못했다. 패배한 태극전사들에게 없는 힘까지 모아 겉으로는 힘차게 대∼한민국 을 외쳐줬으나 물밀듯이 밀려오는 좌절감은 12번째 전사에게도 감당하기 힘든 것이었다.

한국 응원단은 하늘색 유니폼을 입은 우루과이 응원단이 모두 떠나고 필드가 적막에 휩싸인 후에야 정신을 되찾은 듯 비에 흠뻑 젖어 무거워진 태극기와 응원 장비를 정리해 관중석을 쓸쓸히 빠져나갔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