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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 침몰] 사고 이틀째...침통한 안산단원고와 고대병원

[여객선 침몰] 사고 이틀째...침통한 안산단원고와 고대병원

기사승인 2014. 04. 1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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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학생들의 가족과 학생들 자리 지키며 구조소식 기다려
학교가 내놓은 사고 대책에 사고 학생들 가족 격분하기도
안산 고대병원에서도 침통한 분위기 이어져
[특별 취재반]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이튿날인 17일 오전 안산단원고등학교에서는 사고 학생의 가족과 임시휴교임에도 학교에 남은 1·3학년 학생들이 실종된 학생들의 생사여부를 확인하지 못해 가슴을 부여잡고 눈물을 훔치는 등 침통하고 무거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7시30분 사고 학생들의 학부모 대부분이 사고 현장인 진도나 병원으로 이동한 가운데 단원고에는 예닐곱의 가족과 학생들이 자리를 지키며 간절히 실종자들의 구조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1시간 뒤 삼삼오오 사고 학생들의 가족이 모여 빈자리를 채웠고 한편에서 쪽잠을 자던 학생들은 일어나 사고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특히 이들은 취재진이 들을까 쉬쉬하며 심하게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전 9시 이희훈 교무부장이 현재까지의 상황과 사고 대책을 발표하는 브리핑을 진행했다.

이 교무부장은 “황망한 사고로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며 ”학생의 생존과 구조, 구조된 학생의 건강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사죄와 다짐으로 입을 열었다.

이어 사고대책과 관련, ”학교에서는 계속 구조상황을 파악해 당국의 구조를 독려하고 있다“며 ”구조학생의 건강을 확인하고 정신과 치료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학교의 사고대책을 들은 사고 학생들의 가족들은 즉각 반발하며 줄이어 대책반을 찾았고, 대책반에서는 학부모 외에 출입을 제한하겠다고 밝히며 사고 학생들의 친척과 약간의 마찰을 빚었다.

한 사고 학생의 이모는 “학부모는 진도에 내려가 있어 내가 학교에 남았다”며 “왜 대책반에 못 들어가게 하냐?”며 따져 물었다.

이어 “학교가 적극 나서야지 왜 이렇게 움직이지 않냐?”며 “학생들이 휴대전화 메신저로 ‘살려 달라’고 외치고 있다는 데 도대체 뭐 하고 있는 거냐!”고 격분했다.

박모양의 할머니 김모씨(여·73)는 “16일 오전 9시55분에 손녀와 통화했을 때 손녀가 ‘할머니 나 죽을지도 몰라’라고 말했다”며 “10여분 뒤인 오전10시6분‘ㄹ’자만 찍힌 문자가 온 뒤로는 도통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오열했다.

그러면서 “손녀가 며칠 전부터 수학여행 가기 싫다고 했는데 부모와 내가 남들 다 가는 수학여행인데 안 가면 그렇지 않겠냐고 설득해서 보냈다”며 “부모가 맞벌이를 해 어려서부터 박모양을 내가 키웠고 그래서 더 애틋하다. 부디 살아 돌아오라”고 간절히 외쳤다.

지친 가족과 학생들을 위로하기 위해 대한적십자사, 단원경찰서 학부모 폴리스 등의 봉사단체등은 아침밥 배식·간식 지원에 나섰고, 학교 측은 사고 학생과 그 가족들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에서 2학년 전 교실을 걸어 잠그고 사고 학생들의 사물함을 치웠다.

오후 1시 단원고에 모인 90여명의 사고 가족과 학생들은 혹시라도 구조 소식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뉴스를 주시하고 서로를 위로하며 그렇게 힘든 시간을 버텨내고 있었다.

오후 1시30분 단원고 학생과 교직원을 포함해 총 70명이 입원한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에는 구조된 학생과 학부모, 병문안을 온 1·3학년 학생들이 곳곳에 모습을 드러냈다.

2학년 5·6반에 재학 중인 동아리 선배 3명을 병실에서 만나고 온 1학년 후배들은 “선배들이 엄청 힘들게 탈출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객선 3층에는 구명조끼가 제대로 구비되지 않았고 4층에만 있어서 1명은 구명조끼를 입은 채 다른 1명은 구명조끼를 입지 않은 채 바다로 뛰어들었고 나머지 1명은 갑판에서 헬기로 구출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병원 정문에는 한 안산 시민이 ‘생존자를 구출하는 잠부수요원에서 1인당 포상금 5억원을 지급할 것’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1인 시위에 나섰으며 병원 장례식장 앞에는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취재진이 장사진을 치고 있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에서는 구조된 학생들이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이기에 적극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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