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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세월호 ‘구조성과 0’…재난대응 무기력한 정부

17일 세월호 ‘구조성과 0’…재난대응 무기력한 정부

기사승인 2014. 04. 1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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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남영호 침몰로 326명 사망…해난구조시스템 40년 전 수준

17일 세월호 구조작업에서 드러난 대한민국의 재난대비 실상은 안타까움을 넘어 분노를 부르는 수준이다. 가용 군전력이 총출동하고 동원 가능한 민간선박까지 힘을 보탰지만 이날 하루 구조성과는 전무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현장까지 나와 구조작업을 독려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이날 하루동안 우리 사회의 재난대응시스템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현재 군이 사고 해상에 투입한 함정만 독도함(1만4000톤급)·청해진함(3200톤급)·평택함(2400톤급)을 비롯해 26척에 달한다. 여기에 항공기 3대·해난구조대 92명·특수전단 122명·특전사 152명을 투입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공군도 전날 야간에 CN-235 수송기 6대를 동원해 조명탄 600발을 발사하며 해상 탐색을 지원했다.

하지만 첨단장비를 장착하고 화려한 스펙을 자랑하는 군 구조대가 이날 거둔 성과는 없었다. 추가 구조는커녕 287명의 실종자의 생사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정부나 군의 의지가 부족한 것은 아니었다. 박 대통령은 전날 오전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즉각적인 보고를 받고 “해군과 해경의 인력과 장비, 그리고 동원이 가능한 인근의 모든 구조선박 등을 최대한 활용해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며 “여객선 객실과 엔진실까지도 철저히 확인해서 단 한 명의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17일에는 직접 현장으로 내려가 구조작업을 독려했다.

정치권도 여야를 불문하고 전날부터 주요일정을 접고 현장으로 출동해 구조작업에 도움을 주기위해 노력했다. 17일에는 선거운동을 전면 중단해가며 사태수습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날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공기주입이 늦어지는데 대해 “눈 앞에서 (여객선이) 침몰하는 모습을 보며 2시간 동안 배 안의 학생들을 위해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해 안타깝다”며 “우리의 수준이 부끄럽다”고 했다.

김영환 의원은 “현지에서는 이게 지금 대한민국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며 “그동안 사회가 많이 발전했지만, 백주에 파도가 없는 상황에서 아이들을 구해내지 못한 것을 생각하면,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 가슴이 아프고, 안타깝고, 부끄러움을 느끼면서 어떠한 위로의 말씀도 할 수 없었다”고 했다.

1970년 부산-제주 간 정기여객선 남영호 침몰 사건으로 탑승객 338명 중 326명이 사망했고, 1993년 위도-부안 간 여객선 위도 페리호가 침몰해 탑승객 362명 중 292명이 사망했다. 눈부신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해난사고 대응시스템은 40년 전 멈춘 채 나아지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불과 4년전 천안함 폭침 당시 104명 중 46명을 희생했으면서도 얻은 교훈은 없었다.

김혁수 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독일만 봐도 이런 대형 해양사고 발생 시 모든 책임은 해군이 갖고 있으며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우리는 그 대응 인력이 부족하다”며 “이 점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이런 대형사고가 터질 때마다 대참사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근절시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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