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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균의 Zoom-人] ‘미생’ 장그래의 롤 모델은 누구?

[정해균의 Zoom-人] ‘미생’ 장그래의 롤 모델은 누구?

기사승인 2014. 11. 21.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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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수 부회장
장인수 오비맥주 부회장
tvN 드라마 ‘미생(未生)’은 무스펙의 고졸 신입사원 장그래(임시완)의 눈을 통해 본 직장인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다뤄 시청자들의 큰 공감을 얻고 있다. 바둑에서 집이나 대마가 아직 완전하게 살아있지 않은 상태를 일컫는 ‘미생’은 세상이라는 거대한 판 위에서 비틀거리며 ‘완생(完生)’을 향해 나아가는 대한민국 모든 샐러리맨들을 응원한다.

지금도 새내기 직장인들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를 꿈꾸며 살아간다. 그래서 한국기원 연구생 출신인 고졸 계약직 장그래의 직장분투기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다. 그렇다면 재계에서 장그래의 롤 모델은 누구일까?

최근 승진한 장인수 오비맥주 부회장은 ‘고신영달(고졸 신화 영업 달인)’로 불리는 인물이다. 장 부회장은 1973년 서울 대경상고(현 대경정보산업고)를 졸업한 뒤 1980년 진로에 입사, 30년 가까이 진로(2005년 이후 하이트진로)에서 영업현장을 누볐다. 그는 99년 참이슬 성공 신화를 쓰며 고학력 동기들을 제치고 가장 먼저 이사로 승진했다. 이후 2010년 오비맥주 부사장으로 스카우트돼 2012년 사장으로 승진하는 동안 오비맥주를 시장 1위 기업으로 만든 주역으로 꼽힌다. 지난해 취임한 임효섭 보해양조 회장도 고졸 출신으로 영업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주류업계 CEO다. 임 회장은 목포고 졸업 후에 71년 보해산업으로 입사해 영업본부장, 대표이사 사장 등을 맡으며 영업현장 외길을 걸어왔다.

김효준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사장)는 지난해 6월 한국인 최초로 독일 BMW그룹 수석부사장 자리까지 올랐다. BMW그룹은 전 세계 법인에 350여명의 부사장을 두고 있으며 수석부사장은 50여명뿐이다. 수석부사장은 이사회 멤버 바로 아래 직급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2000년부터 한국 법인을 맡으면서 BMW 차량의 한국 시장 내 판매를 크게 신장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승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BMW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수년째 판매 1위를 지키고 있다. 그는 덕수상고를 졸업해 바로 사회생활을 시작, 이후 BMW코리아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들어와 현 대표직까지 올랐다. 김 사장은 직장생활 중 방송통신대에서 학사를 마쳤고, 연세대 경영학 석사를 거쳐 한양대에서 박사 학위까지 취득했다.

조성진 LG전자 사장
조성진 LG전자 사장
조성진 사장은 LG전자 창업 이후 54년 만의 첫 고졸 출신 사장이다. 조 사장은 입사 이후 35년 동안 세탁기만 담당해온 세탁기 분야 최고 전문가다. 그는 1976년 용산공고를 졸업하고 입사해 혁신 의지를 바탕으로 LG전자 세탁기를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 1등으로 이끌었다. 조 사장은 2012년 11월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사업을 총괄하는 HA(홈어플라이언스)사업본부장에 임명됐다.

76년 서울 용산공업고를 졸업한 그는 첫 직장으로 LG전자(당시 금성사)를 택했다. 부서는 세탁기설계실. 당시만 해도 국내 세탁기 보급률은 1%에 미치지 못했다. 이름만 설계 업무였지 실상은 일본 세탁기를 베끼는 게 전부였다. 국내 시장 규모가 작은 데다 자체 기술도 없었기 때문. 같은 이유로 세탁기 설계 쪽 업무를 맡게 되면 회사를 그만두는 경우가 많았다. 고졸 사원들은 아예 진학으로 방향을 틀었다.

현대BS&C 대표에 이휴원씨
이휴원 현대BS&C 회장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동지상고 9년 후배인 이휴원 현대BS&C 회장은 신한은행 부행장(투자은행 담당)과 신한금융투자 부회장을 거친 기업금융전문가다. 이 회장은 고졸 출신 은행장 타이틀을 단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회사 회장과 신상훈 전 지주회사 사장,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 등과 함께 신한금융그룹의 고졸 출신 CEO다. 또 노조위원장 출신 최초의 금융 CEO라는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최초의 고졸 출신 은행장 타이틀을 단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전 회장과 신상훈 지주 전 사장,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 등과 함께 신한금융그룹의 고졸 출신 CEO다.

이상원
이상원 두산중공업 상무
이상원 경남 창원 터빈2공장장(상무)은 두산중공업 최초의 생산직 출신 임원이다. 이 공장장은 79년 두산중공업에 입사해 발전플랜트 터빈 부품 생산 분야에서 35년간 근무했다. 이 공장장은 터빈 블레이드 등 핵심 부품의 국산화와 품질 개선에 기여해 품질명장으로 뽑혔으며 대통령상을 3회 수상했고 동탑산업훈장도 받았다. 특히 증기터빈 블레이드 33종, 가스터빈 블레이드 17종의 국산화를 이뤄 지금까지 약 2700억원 이상의 수입대체 효과를 거뒀다.

윤종규 KB금융지주회장 내정자
윤종규 KB 금융지주 회장
금융권에서는 윤종규 KB 금융지주 회장이 대표적이다. 전남 나주 출신으로 광주상고를 나온 윤 회장은 73년 외환은행에 입사했다. ‘상고 출신 천재’라는 윤 회장은 은행을 다니면서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를 야간으로 졸업했다. 80년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고, 이듬해엔 행정고시(25회) 2차 시험에서 합격했다. 하지만 학생운동 전력 때문에 공무원에 최종 임용되지 못했다. 이후 삼일회계법인에서 20여년간 근무한 그는 부대표까지 오른다. 2002년 국민은행·주택은행 합병으로 출범한 KB국민은행의 재무전략기획본부장(부행장)을 맡아 통합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국민은행과 국민카드 합병과 관련해 회계처리기준 위반 등의 문제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징계를 받아 2004년 은행을 떠나게 된다. 이후엔 김앤장법률사무소에서 상임고문을 맡다가,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 시절인 2010년 KB금융 부사장(재무담당 최고책임자)으로 복귀해 지난해까지 일했다. 그는 KB금융지주 첫 내부 출신 회장으로 재무, 영업, 리스크 관리, 인수합병(M&A) 등 핵심 업무를 두루 거친 전략통으로 꼽힌다. 특히 윤 회장은 호남 출신 첫 4대 금융지주(KB·우리·신한·하나) 회장이라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양향자
양향자 삼성전자 상무
특히 ‘유리천장’을 깨고 성공 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고졸 출신 여성 임원들은 또 다른 메시지를 던진다. 신순철 신한은행 부행장(대전여상), 김덕자 하나은행 전무(부산여상), 최동숙 외환은행 전무(서울여상)는 지난해 말 각각 해당 은행 출신 첫 여성임원 자리에 올랐다. 삼성전자 DS(부품)부문 양향자 상무는 삼성그룹 설립 이래 최초 고졸 출신 여성 임원이다. 김희경 롯데마트 서울역점장은 판매사원 출신으로 롯데그룹 4번째 여성 임원이자, 고졸 출신 첫 여성 임원이다.

이밖에도 김선규 대한주택보증 사장(덕수상고)과 김운용 중국 완다 창바이산 리조트 골프부문 사장(진주공고), 정흥만 목포신항만운영 사장(선린상고), 삼성전자 전무(마산상고) 반상조 삼성전자 상무(경남상고), 남정현 상무(천안공고), 이덕상 삼성전자 상무(양곡종고), 최병렬 전 이마트 대표(목포고), 임재순 전 삼성전자 상무(용산공고), 변재태 전 삼성SDI상무(마산상고) 등이 또 다른 고졸 신화의 주인공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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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렬 전 이마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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