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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선진화 길을 묻다](6)구글·페이스북 은행 등장?

[금융선진화 길을 묻다](6)구글·페이스북 은행 등장?

기사승인 2014. 08. 03.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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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ICT기업과 제휴 확장으로 사업영역 확대
ICT 기업은 온라인이나 모바일을 통해 확보한 가입자를 무기로 은행들을 위협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자금이체·선불지급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은행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른바 ‘은행 없는 은행’의 등장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ICT 기업은 온라인이나 모바일을 통해 확보한 가입자를 무기로 은행들을 위협하고 있다. 기업 특성상 보안성과 편리성면에서도 은행을 앞지른다는 평가다.

“ICT 기업들이 은행 하나는 쉽게 인수할 수 있다”는 게 금융권 관계자의 전언이다. 은행들은 동종업계는 물론 ICT 기업과도 다퉈야 하는 처지다.

◇ICT 기업의 은행 진출
ICT 기업의 은행영역 진출은 해외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미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기업 페이스북은 유럽연합(EU)국가들을 대상으로 전자화폐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영국에서 해외송금업을 하는 아지모와도 제휴를 추진한다. 구글은 지난 5월부터 전자지갑인 구글월렛을 이용해 이메일로 돈을 보낼 수 있도록 했다.

KDB산업은행은 ‘ICT업계의 금융업 진출에 따른 시장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금융인프라가 취약한 신흥국에서는 ICT 기업이 기존 금융기관을 압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2년 월드뱅크 보고서에 따르면 케냐 통신사가 운영하는 전자화폐 엠페사는 케냐 18세 이상 국민의 73%가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23%는 하루에 한 번 이상 엠페사를 이용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에서 내놓은 머니마켓펀드(MMF) 위어바오에는 지난해 6월 기준 83조원의 자금이 몰렸다. 이는 KB국민은행 총자산(올해 상반기 기준)의 28%에 해당하는 수치다.

한국 ICT 기업들도 지급결제 중심으로 은행영역에 뛰어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쓸 수 있는 전자지갑 삼성월렛을 출시했다. 지난해 12월 거래액은 10억원을 넘었다. 지마켓 역시 현대·삼성·BC카드사와 손잡고 결제를 간편화한 스마일페이를 출시했다.

◇국내 은행들은 ICT 기업과 ‘적과의 동침’
은행들은 경쟁자지만 ICT 기업과 상생하는 방안을 택하고 있다.

국민·우리·외환 등 15개 은행은 모바일 업체 카카오와 손잡고 모바일 결제 및 송금할 수 있는 뱅크월렛 카카오(뱅카)를 오는 9월께 내놓는다. 하루 10만원까지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 친구에게 보낼 수 있다. 충전은 최대 50만원이다. 현재 금융감독원이 보안성 심의를 진행하고 있다.

은행들은 이동통신3사가 운영하는 스마트월렛(SKT·LG유플러스), 모카월렛(KT)과도 제휴하고 결제 서비스를 시작해 외연을 넓히고 있다. 통신사별로 참여하는 은행은 다르다.

국민·신한·우리은행 등은 전자결제기업인 옐로페이와 제휴를 맺어 통장을 통한 결제와 충전이 가능하게 했다.

자구책으로 은행도 다른 금융업계로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카드사가 하던 역할을 대신하는 은행도 생겨날 전망이다.

하나은행은 중국의 전자결제기업인 알리페이와 업무 제휴를 추진한다. 하나은행은 국내에서 결제되는 알리페이의 결제대금을 대신 가맹점에 지급한다.

은행이 ICT기업을 끼고 전자지급결제대행 업무까지 영역을 넓히는 모양새다.

금융위원회는 이처럼 은행이 변화함에 따라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외국 사례를 참고해 은행업 인가단위의 적정성을 살펴볼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은행업이 변곡점에 들어섰다” 며 “금융 안전성만 고집하다가 때를 놓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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