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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 침몰] 피해자 가족 “해경, 구조 않고 시신 뜰채로 건지듯 인양”

[여객선 침몰] 피해자 가족 “해경, 구조 않고 시신 뜰채로 건지듯 인양”

기사승인 2014. 04. 20.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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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방문 후, 구조 의지 없이 구호용품 만 잔칫집처럼"
“해양경찰청은 생존자를 구조하려고 하지 않고 떠내려 오는 시신을 틀 채로 건지는 듯 한 인상을 받았다”

지난 16일 여객선 세월호 침몰로 전남 진도군실내체육관에서 대기 중인 한 피해자 부부는 20일 눈시울을 붉히며 정부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름을 밝히길 거부한 이들 부부는 수학여행 차 제주도로 향하던 경기 안산시 단원고 2학년 여학생의 학부모라며 사고 당일부터의 상황을 설명했다.

남편 A씨는 “일을 하고 있는데 9시 52분 부인한테 사고가 발생했다는 전화를 받았는데, 딸한테 전화를 하니 안 되더라”고 말했다.

A씨는 이어 “언론에 사고 해역의 수심이 낮아 침몰 가능성이 없다는 보도를 믿고 학교로 달려가보니 ‘교사로부터 전원 구조됐다’는 얘길 들었다”며 “해양사고는 아무리 작은 사고라도 구출하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교사의 말이니 믿었다”고 전했다.

이들 부부의 이러한 기대는 사고 현장을 가는 도중 73명 구조, 275명 실종 이라는 소식을 접하면서 산산이 부서졌다.

부부는 체육관에 설치된 구조단 명단에 딸이 없는 것을 확인했고, 그 자리에서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잠수사들이 투입됐다’는 말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A씨는 “하지만 현장에서는 조류를 핑계로 민간업체의 사고현장 진입을 막고 있다는 소식을 접해 현장을 찾았으나 실질적인 책임이 없는 파출소장이 책임자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체육관에서 해경이 자신들에게 말한 내용과 팽목항의 입장이 현저하게 다른 것이다. A씨는 “당시 민간인이 들어가게 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전달이 안 됐다”며 조기 구조작업 착수 실패를 안타까워했다.

이어 17일 박근혜 대통령이 체육관을 찾아왔으나 구조작업은 제대로 안됐다고 전했다.

부인 B씨는 “박 대통령 방문 후 스크린 2대가 설치되고 구호물품의 질이 너무 좋아졌다”며 “위문 온 사람이 (체육관 구호물품을 보고) 잔칫집 같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남편 A씨는 이후에도 팽목항 인근에 있는 잠수복 입은 119구조대는 명령이 없어 못 들어갔고, 침몰 배 주변에 경비정은 많았지만 잠수는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해경은 바다에서) 고기가 죽어서 뜨면 뜰채로 건지듯이 했다”며 “오늘 난리 친 것은 내가 알아볼 수 있는 딸 얼굴이 보고 싶어서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A씨는 “내가 볼 때 (국무총리와 해양수사부, 경찰 등은) 시간 보내다가 얘들 못 알아보게 배만 건져낼 생각인 것 같다”고 말했다.

내가 내 딸 몰라보면 어떻게 하나. 그래서 크레인이든 뭐든 올려서 시신이라도 보게 해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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