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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선진화 길을 묻다](9)투자기회 열고, 사후관리 강화해라

[금융선진화 길을 묻다](9)투자기회 열고, 사후관리 강화해라

기사승인 2014. 08. 06.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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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로 눈 돌리는 투자자, 국내서 잡아라
국내-파생상품-전체-거래량_칼라
위험한 상품이라고 투자를 막는다면 투자자들은 수익을 얻을 수 없다.

차라리 투자자들에게 자본시장의 위험성에 대해 정확하게 인지시키고, 정당하게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자본시장이 한층 발전하는 길이다.

전문가들도 자본시장의 성숙을 위해 투자기회를 열어주고, 알 권리와 사후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숨통 죄는 규제에 해외로 눈 돌리는 투자자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파생상품 전체 거래량은 8억2066만4621계약으로 집계됐다. 2011년(39억2795만6668계약)에 비하면 79.10%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국내 파생상품시장의 거래량 순위도 세계 1위에서 9위로 추락했다.

파생상품시장 거래량이 급감한 것은 2012년 금융당국이 주식워런트증권(ELW) 유동성공급자(LP) 호가 제한과 코스피200옵션 거래 승수 5배 인상 등 규제를 강화한 탓이 크다.

당시 금융당국은 2010년 도이치증권의 ‘옵션 쇼크’와 2011년 주식워런트증권(ELW) 불공정거래 사건이 터지면서 파생상품시장을 투자가 아닌 투기시장으로 인식했다.

특히 정보력이 약하고 손실 위험이 큰 개인투자자들의 진입을 막기 위해 각종 규제를 쏟아냈다.

그러나 이 같은 규제강화에 투자자들은 위험투자를 멈추기는커녕, 오히려 투자자 보호도 안되는 고위험 해외상품으로 눈을 돌렸다.

결국 시장의 발전보다 안정성만 강조한 당국의 태도에 파생상품시장은 고사위기까지 내몰렸고, 투자자들은 더 큰 위험에 노출됐다.

A증권사 연구원은 “잘못된 점은 고치고 개선해 나가야 하는데 금융당국은 사고가 터지면 일단 막고 본다”며 규제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투자 기회가 있어야 수익도 있다

위험하다고 투자자의 접근 기회마저 닫아버리는 지금의 규제는 평온해 보일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금융투자산업 발전에 ‘독’이다.

전문가들은 투자를 막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지적한다.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공개하고, 교육을 통해 올바른 투자 판단을 도와 기회와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아시아 금융허브로 꼽히는 홍콩의 경우 거래소와 판매사 홈페이지에 투자의 위험성을 알리는 것은 물론 발생 서류를 표준화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투자자들에게 위험 보증을 많이 하고 정보 공개 의무사항을 대거 만들어 이해를 돕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는 제대로 된 설명 없이 상품가입을 권유하고 있다.

금융상품에 가입할 경우, 투자자들은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형광펜으로 색이 칠해진 부분만 체크하고 정해진 상품에 가입한다. 어떤 자산에 투자하는지 어떻게 운용되는지 모르고 수익률만 강조한 권유상품에 가입하는 것이다.

앞서 터진 동양사태의 경우에도 제대로 된 설명 없이 낮은 신용등급의 회사채나 기업어음(CP)에 투자한 불완전판매 투자자들이 수만명에 이른다.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시장을 너무 축소시키는 데에만 방향이 맞춰지면 투자자의 권리를 막을 수도 있다”면서 “투자자가 제대로 이해하고 투자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사후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

그동안 판매사들은 ‘일단 팔고보자’식으로 과도한 영업 압박을 일삼았지만, 판매 이후의 사후관리에 대해서는 미흡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상품을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제대로 이해도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고 사후 관리에도 미흡하다”면서 “해외와 비교하면 운용과 진입규제는 과도하고, 건전성 규제와 투자자 보호는 미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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