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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칼라 많은 중장년층…임금피크제 더 필요”

“화이트칼라 많은 중장년층…임금피크제 더 필요”

기사승인 2013. 04. 16.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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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100세] 정진호 한국노동연구원 박사 "임금피크제는 고용안정 과도기…직무 능력 중심 임금 체계로 전환해야"
정진호 한국노동연구원 박사
아시아투데이 황남구 기자 = "임금피크제는 블루칼라보다 화이트칼라에 더 중요한 문제입니다. 우리 산업구조상 중장년 화이트칼라의 비중이 높아 정책적으로 이 부분에 더욱 관심을 쏟아야 합니다."

정진호 한국노동연구원 박사(고용정책연구본부장)는 1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노동연구원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정년을 앞둔 화이트칼라의 경우 대체로 직무 능력보다 높은 급여를 받고 있어 기업들이 이들을 계속 떠안고 있는 데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정 박사는 임금 체계, 노동시장 전문가로 '노동력 고령화와 임금 체계 혁신'과 같은 연구 저술을 통해 임금피크제를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임금피크제는 근로자의 근무기간 연장을 위해 일정 연령 이상의 근로 임금을 조정하고 정년을 연장·보장하는 제도다.

정 박사는 임금피크제가 같은 중장년층 중에서도 사무직군 계층에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장년 블루칼라의 경우 신규 인력들에게는 없는 숙련 기술을 갖고 있어 정년이 지나도 꾸준히 일할 수 있다"며 "화이트칼라보다 연차에 따른 임금 상승폭도 크지 않아 기업이 큰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화이트칼라는 블루칼라보다 연차에 따른 임금 상승 속도가 빨라 기업이 부담을 많이 느낀다"며 "중장년 화이트칼라의 경우 신규 인력으로 대체 가능하다는 리스크도 안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장 생산직은 젊은층이 취직을 꺼려하는 까닭에 인력 유입이 적어 나이가 들어도 계속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 2017년에는 생산가능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블루칼라로의 신규 인력 유입이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화이트칼라는 40대 후반, 50대 초반에 임원으로 승진하지 못하면 대개 회사를 떠나게 된다. 또 젊은 인력들의 유입도 많아 대체가능한 노동공급도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중장년 화이트칼라의 비중은 지난 2000년 이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한국의 산업구조가 점차 고도화되면서 2011년 현재 화이트칼라는 427만명 수준까지 늘어났다. 이는 2000년(313만명) 대비 36.3%나 증가한 수치다.

특히 이중 45~59세 중장년층 비중은 2000년 12.2%(38만명)에서 2011년 21.3%(91만명)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정 박사는 현재 한국의 임금 체계도 지적했다. 지금의 임금 체계는 경제가 고도성장을 하던 1960~1970년대부터 자리 잡힌 것으로, 대부분의 기업·공기업·공공기관들은 근로자의 근속연수가 오래되고 직급이 올라갈수록 급여가 큰 폭으로 뛰어 생산성을 넘어서는 구조를 갖고 있다.

성장폭이 둔화되고 있는 현재 경제 상황에서는 이 같은 임금 체계가 유지되는 것이 매우 힘들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특히 사양산업에서는 임금피크제 자체가 기업의 경영에 큰 부담이 되기도 한다.

정 박사 역시 임금피크제가 중장년층 임금과 생산성 사이의 괴리를 해소하는 '과도기적 조처'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임금 체계가 근속연수가 아닌 '직무 능력'에 따라 결정되는 구조로 전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인이 지닌 근무 역량만큼 급여를 받는 기업 문화가 정착되면 자연히 임금피크제와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임금피크제가 중장년층의 임금과 생산성이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가는 과정이며, 임금이 생산성과 같이 움직일 때 고용안정을 이룰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정 박사는 "중장년 화이트칼라는 임금피크제를 '출구전략'으로 삼아 해고 리스크를 줄이고 근속연수를 늘릴 수 있다"며 "직무 능력,성과 중심의 임금 체계로 전환해 기업의 부담을 줄여줘야 이들의 고용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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