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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여기자 억류, 제대로 ‘통(通)’했다

미 여기자 억류, 제대로 ‘통(通)’했다

기사승인 2009. 08. 05.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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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의 양자대화 줄기차게 주장, 141일만에 클린턴 방북 이끌어내
줄기차게 미국과 ‘양자대화’를 주장해온 북한이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으로 들뜬 모습이다.

북한으로서는 ‘여기자 억류 141일’ 만에 이뤄낸 외교적 성과다. 북한은 장거리미사일 발사와 2차 핵실험을 비롯한 일련의 도발을 일으킨 원인이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적대시정책’에 있다며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전환을 강조해 왔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은 표면상으로는 여기자 석방을 위한 것이지만 그가 1994년 제네바 합의 및 2000년 ‘북미공동코뮈니케(성명)’를 이끌어낸 전직 대통령이자 현 국무장관의 남편이라는 ‘정치적 무게’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결국 북한이 ‘여기자 억류’를 계제(階梯)로 현 상황에서 가능한 ‘미국 최고위급 인사’의 방북을 통해 그들이 원하는 양자대화의 물꼬를 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번 방북이 자칫 북한의 전통적인 ‘통미봉남(通美封南)’ 전술에 휘말리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994년 제네바 북미회담에서 이미 ‘소외된 경험’을 안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이 가져올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도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을 놓고 엇갈리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에번스 리비어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은 “최근 고조된 북미 간의 긴장을 완화시키고 북미 간의 대화는 물론 다른 나라와 북한과의 대화 재개 분위기를 조성하는데도 기여할 수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반면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4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과 관련, 미국이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 보상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대북 강경파인 볼턴 전 대사는 “테러리스트와 협상하는 것과 같은 일”이라며 “(북한의) 나쁜 행동을 격려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대표적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도 부정적 입장을 표명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클린턴 전 대통령이 여기자 석방 문제에만 주력한다고 해도 중국과 러시아는 이번 방북을 북미 간의 외교적인 돌파구로 인식해 북한의 거듭된 유엔 결의 위반에 대한 제재를 철회하는 구실로 삼으려고 할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노력이 약화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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