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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선진화 길을 묻다](11)증권사 조직정비 미래를 향해야

[금융선진화 길을 묻다](11)증권사 조직정비 미래를 향해야

기사승인 2014. 08. 1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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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올해만 3000명 감축 전망…"몸집 줄이기 전에 청사진부터"
따스한 봄과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절기상 가을을 알리는 계절에 접어들었지만, 금융투자업계의 시계는 여전히 ‘한 겨울’에 멈춰 있다.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증권사들은 대규모 구조조정을 계속하면서 불과 수년전만해도 고액 연봉·화려한 전문직의 대명사였던 ‘증권맨’들은 길바닥으로 내몰렸다.

구조조정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일부에서는 대규모 구조조정이 일단락 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구조조정이 완전히 멈추지는 않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구조조정이 지속되면서 노사갈등이 극심한 상태까지 치닫고 있다.

또 장기적 관점에서 조직 발전 및 구성원간 균형을 생각하기보다 ‘일단 급한 불부터 끄고 보자’는 식으로 진행되는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도 증권맨 3000명 ‘OUT’

10일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2011년말 4만4060명이던 증권사 임직원 수는 지난해말 4만241명으로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한화투자증권(350여명), KTB투자증권(100여명), SK증권(200여명) 등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올해도 증권사들의 대대적인 인력감축은 계속되고 있다.

동양증권(650명)을 시작으로 하나대투증권(145명), 삼성증권(300여명), 우리투자증권(412명), NH농협증권(196명), 대신증권(300여명) 등 이미 2000여명이 업계를 떠났다.

HMC투자증권(250~300명)과 현대증권(500명) 등 구조조정 계획이 알려진 곳까지 더하면 올해만 최소 2800여명의 증권맨이 회사를 떠나야 한다.

증권사 지점수도 급감하고 있다. 2011년말 1865개던 증권사 지점수는 지난해말 1534개, 올해 3월말에는 1380개로 감소했다.

추가로 통폐합이 예정된 지점수도 50개가 넘는다.

A증권사 관계자는 “희망퇴직자 수가 공식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많거나 다른 형태로 회사를 그만두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이들을 모두 포함하면, 올해 감축 인원은 3000명을 훌쩍 넘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인력감축보다 청사진이 먼저

강도 높은 대규모 구조조정이 오랜 기간 지속되면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노사갈등 격화 등의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HMC투자증권은 노명래 노조위원장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했고 대신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은 노조간부 부당해고·부당징계와 같은 문제를 두고 대립하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는 다른 업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직이 쉬워 노사가 근로여건 등을 두고 대립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었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업계 전반적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데다 증권사들이 ‘밀어붙이기식’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갈등이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B증권사 관계자는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과 관련해 증권사 직원들의 목소리가 커진 것은 생존권과도 관련이 있지만, 짧게는 몇 년 길게는 십수년 이상 회사를 위해 일한 직원들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전혀 없기 때문”이라며 “다른 구성원들의 의견과 입장은 외면한 채 경영진 몇 명이 전격적으로 결정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방식의 구조조정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의 구조조정이 단기 수익성 개선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의 시선이 나오고 있다.

C증권사 관계자는 “구조조정은 업황의 구조적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방식이 돼야 하는데, 현재 증권사들은 인원감축에만 지나치게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런 식의 인력구조조정은 결국 증권사의 생존가능성을 낮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력을 줄이더라도 회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명확한 청사진을 그린 후 그에 맞도록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이 과정에서 직무·직급·경험 등에 대한 균형과 안배도 적절히 이뤄져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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