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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선진화 길을 묻다](13)투자자는 투자 책임을 직시하라

[금융선진화 길을 묻다](13)투자자는 투자 책임을 직시하라

기사승인 2014. 08. 13.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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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수익과 위험의 비례를 인식하고 장기·간접투자로 전환해야
기대이익과 위험이 비례한다는 것은 투자의 기본이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개인투자자들은 큰 수익만 기대하고, 투자가 실패할 경우 반대로 같은 수준의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외면하려는 모습이 적잖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를 거치면서 투자자 책임 원칙에 대한 인식이 살아났지만 아직도 투자자들의 인식 개선은 선진국과 비교하면 갈 길이 멀다. 장기간에 걸쳐 꾸준히 투자하기보다는 단기간에 시세 차익을 얻으려고 하고, 분산투자로 위험을 줄이기보다는 이른바 ‘몰빵 투자’로 대박을 노리는 모습은 투자보다는 투기에 가까운 게 현실이다.

자본시장은 투자자가 모든 책임을 지는 시스템이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금융당국의 공적인 조치가 있지만 이는 최소한이고 손실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자신에게 있음을 투자자는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

◇단기, 비분산, 직접투자가 문제

13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삼성전자·POSCO·현대차·현대중공업·LG전자 등 5개 주요 종목의 평균 주식보유기간을 분석한 결과, 개인투자자는 평균 22거래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투자가들이 평균 91거래일 보유한 것과 대비를 이룬다.

기관투자가가 4개월 가까이 보유하는 주식을 개인투자자는 1개월 만에 팔아치우는 셈이다. 개인투자자의 단기투자 성향이 여실히 드러난다.

이는 주로 장기투자하는 선진국과 차이를 나타낸다. 금융투자협회와 일본증권업협회에 따르면 2009년 11월 기준 우리나라 개인투자자들의 평균 주식 보유기간은 ‘1개월 이상 3개월’ 미만이 32.6%로 가장 많았고, 1년 이상 보유는 16.4%에 불과했다.

반면 일본 개인투자자들은 1년 이상 보유가 87.5%를 차지했다. 10년 이상 보유하는 비율도 30.3%에 달했다.

분산투자 성향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금융투자협회와 미국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같은 기간 한국은 평균 2개의 펀드를 보유한데 반해 미국 펀드 투자자들은 평균 6개의 펀드를 보유했다. 분산투자 측면에서 미국에 비해 미흡한 모습을 보였다.

개인투자자의 거래 비중이 지나치게 많은 것도 문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거래대금 기준 개인투자자의 거래 비중은 지난 6월 말 기준 43.07%로 사실상 절반에 가깝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개인투자자들의 직접투자 비중이 지나치게 많고, 단기투자 성향이 강해 수익률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며 “개인투자자의 거래비중이 50%에 가까운 건 비정상적으로 줄어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투자자들은 조급증이 많은데 몇 천 만원 들고 한 종목에 몰아서 투자하는 문화는 투자가 아닌 투기”라며 “고위험을 인식하고 간접투자, 장기투자로 바꾸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투자자 인식 개선, 가능성은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12년 말 기준 주식 1개 종목을 6개월 이상 보유하는 비율은 40.0%로 전년(36.5%) 대비 증가했다. 같은 기간 펀드 평균 보유 기간도 3년 이상이 41.2%로 가장 많았다. 단기투자에서 장기투자로 조금씩 변모하는 모습이다.

기대 수익률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펀드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의 기대수익률은 2008년 25.3%였지만 2009년 22.5%, 2010년 21.8%, 2011년 16.4%, 2012년 16.5%로 점차 낮아졌다.

수익률보다 안정성을 중요시하는 변화도 감지된다. 2007년 간접투자 결정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인으로 수익률(51.4%)이 안정성(48.5%)보다 우선했지만 2012년 기준 안정성(58.9%)이 수익률(41.1%)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늘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투자자 인식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더 성숙돼야겠지만 선진국도 오랜 기간의 시행착오를 거쳐 만들어졌다”며 “투자자들이 더 이상 무리하게 대박을 꿈꾸는 시장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익률을 좇아가는 투자자들의 모습은 아직도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고수익에는 고위험이 반드시 동반하지만 그 위험이 얼마나 큰지에 대한 인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여전하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개인투자자들은 수익률에 대한 인지는 높지만 리스크에 대한 지각은 낮은 경우가 많다. 이는 지난해 ‘동양상태’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며 “남들이 좋다고 하니까 따라가는 것이 문제다. 위험 대비 수익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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