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미국 정부는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일방적으로 조성하는 인공섬 반경 12해리(약 22㎞) 이내의 해역과 상공에 군함과 항공기를 파병하는 방안을 적극 재검토하고 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6일 보도했다.
니혼게이자는 이번 검토가 최근 중국 해군이 알래스카 부근 미 영해까지 침범하기 쉬워졌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이라 전했다. 미국의 이번 파병 검토로 이달 말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두 나라 간 긴장이 감돌고 있다.
황병무 국방대 명예교수(대통령국가안보자문단 위원)는 이날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미국의 해·공군력에 의해 주권과 이익이 침해받을 가능성이 커진다고 느끼게 되면 영토·주권 보호를 위해 남중국해 영공에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황 명예교수는 “미국이 군사력 파병을 검토하는 것은 최근 중국의 전승절 70주년을 계기로 ‘군사굴기’를 노골적으로 보여준 것에 대한 견제로 보인다”면서 “이달 말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전 ‘기싸움’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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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중국 함대의 항행을 확인한 때는 공교롭게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알래스카를 방문하던 시기여서 중국 측의 ‘의도적인 견제’라는 분석이다. 더구나 지난 3일 중국이 전승절 대규모 열병식을 통해 군사력을 과시한 바로 다음날이어서 ‘의도된 무력 시위’라는 관측이다.
니혼게이자는 “미국이 중국의 영해 침입을 ‘흥정 재료’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미 국방부가 알래스카 베링해에 들어섰던 중국 함대의 동향을 자세하게 공개하는 경우는 드물다. 남중국해에서의 인공 섬 12해리 이내에 미 함선이나 항공기를 쓰기 위한 포석이라는 견해가 유력하다”고 관측했다.
미국은 그동안 공해상에 인공섬을 조성해도 영유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앞서 중국이 남중국해 난사군도에서 암초와 얕은 바다를 메우는 공사를 벌이자 미국 행정부 안에서도 국방부와 미군은 조기에 군함과 항공기를 보내자는 목소리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