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중장기적 하락세 예상
빈집 급증에도 대응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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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10년 후 대한민국 부동산’을 주제로 진행된 부동산114 창사 20주년 포럼에서 중장기 주택시장 변화를 전망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인구감소와 저성장 시대를 맞아 주택경기 둔화 문제와 지방소멸, 빈집문제, 스마트·콤팩트 도시 등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제기됐다.
특히 ‘주택시장 순환주기와 전망’이라는 주제를 발표한 이수욱 국토연구원 주택·토지연구본부장은 부동산 시장 순환주기에 따라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이르면 내년 저점을 통과해 2025년 다시 고점에 도달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 본부장은 부동산114와 한국감정원의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전국 주택시장은 2019년 저점을 통과한 후 고점은 짧은 순환국면 가정 시 2021년과 2025년, 2029년에 걸쳐 발생하고, 긴 순환국면 가정 시에는 2022년과 2033년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 본부장은 중장기적으로 주택가격은 결국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본부장은 “인구감소와 가구 증가세 둔화, 경제 저성장의 영향으로 주택수요가 감소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주택가격 하락과 변동률 축소 등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이 본부장은 저출산·고령화로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들고 저성장 국면에서 소득마저 주택가격 상승률을 따라잡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주택가격 상승이 가계 소득증가 속도보다 약 3배 빠르다”며 “여기에 다주택자들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여서 소득 양극화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최근 경기부양책에 대한 부정여론이 높아지는 것을 거론하며 “소득양극화 완화를 위해 부동산 보유세 등을 강화하면서도 기존 신도시를 정비하고 지방 주택시장을 정상화하는 방안을 깊이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이날 포럼에선 한국 부동산 흐름과 자주 비교·분석 되는 일본 사례를 통해 향후 우리가 직면할 문제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일본의 인구구조 변화와 주거의 과제’에 대해 발표를 맡은 노무라 야스요 일본 오사카 시립대학교 교수는 ”일본은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 감소로 빈집 비율이 2033년 30.4%로 증가할 것“이라며 ”인구 감소 속도가 빠른 지역에 대한 조기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의 빈집 활용 및 도시재생의 사례로 ‘상호지원형 지자체 추진 모델’을 소개했다.
또 일본의 주택시장 변화와 관련해 “과거 일본 중산층의 상징이던 ‘단독주택’보다 아파트 입주가 더 늘어나고 더 비싸지고 있다”며 “이는 인구감소와 경제활동인구 세대의 변화”라고 설명했다.
◇가계부채·지방소멸 이슈될 것…스마트·콤팩트시티 등 다각적 모색 필요
종합토론에서는 이상영 명지대학교 교수를 좌장으로 손정락 KEB하나은행 부동산금융부 박사, 송인호 KDI 경제전략연구부장, 최자령 노무라종합연구소(서울) 파트너 등이 토론자로 나서 저출산·고령화, 저성장에 따른 부동산시장 변화에 대해 공감하며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손 박사는 국내 주택시장에서 중장기적으로 부채 관리 문제를 예상했다. 그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가계 부채 관리 수단이 정교화되면서 부동산 시장의 수요가 점차 약화될 수 있다“며 ”부동산 중심의 가계자산구조, 타국 대비 월등히 높은 자영업 비중 등을 감안할 때 주택 매입 부담을 완화하고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대출 및 상환 능력 관리에 정책적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송 연구부장은 ”작년 기준으로 소멸 위험 지역으로 노출된 곳이 44.4%에 이른다“며 ”지방을 중심으로 주택 과잉과 부동산 방치 및 빈집 문제가 향후 사회적 이슈로 제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중요한 주택 정책 방향은 신도시 개발이 아니라 구도심 재생 및 활력화”라며 “인구소멸 가능성을 방지하는 데 주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최 파트너는 “중장기적으로 스마트기술의 발전으로 거주의 질을 중심으로 수요가 변화해 인프라가 일원화되는 스마트·콤팩트 도시가 이슈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