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다음 조치 금리 인상은 아닐 것"
금리인하 시점은 9월쯤으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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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 기준 금리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까지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한 연준은 지난해 9월 이후 이날까지 6회 연속으로 금리를 동결하면서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의 금리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정체돼 있어 2%로 하향하고 있다는 확신을 갖기까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래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 시작 시점과 횟수 등에 대한 시장의 신중론이 더 확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이 중시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3월 개인소비지출(PCE)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 2월보다 상승률이 높아졌다.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전년 동월 대비 3.5% 오르면서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았으며 이에 따라 연준의 금리 인하 신중론이 커졌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아직 너무 높다"며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릴 추가적인 진전에 대한 확신이 없고 앞길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연내 인플레이션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은 유지하지만 "내 확신은 이전만 못하다"고 말했다. 연내 금리를 인하할 것인지 여부도 의문이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정체돼 있고, 고용시장도 강한 상태여서 우린 더 큰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금리인하 여부는 데이터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현 경제의 불확실성에도 파월 의장은 금리인상 가능성엔 선을 그어 연준의 매파적 입장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수치가 예상을 웃돌아 (금리인하를 위한) 더 큰 확신을 갖기까진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면서도 연준의 다음 조치가 금리인상이 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둔화세 정체에 따라 연준이 더 공격적으로 나올지 모른다고 우려했던 시장은 파월 의장의 발언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주식과 국채가 올랐고 선물 시장에서는 올해 금리 인하가 한 번이 아닌 두 번이 될 가능성을 조금 더 높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연내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거나 금리가 최고점에 이른 것을 시사하지는 않았다.
에버코어ISI 분석가들은 "파월의 발언이 많은 사람들이 걱정했던 것보다 눈에 띄게 덜 매파적"이라며 "기본 입장은 금리인하가 탈선(derail)한 게 아니라 연기(delay)됐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금리인하는 예상보다 늦어져 9월쯤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연준은 최신 정책 성명에서 경제 평가와 정책 지침의 주요 내용을 그대로 유지했다. "인플레이션이 지난 1년간 완화됐다"고 언급하며, 대출 비용을 낮출 수 있는 조건을 중심으로 금리 인하에 대한 논의를 구성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견조하게 2%로 향하고 있다는 확신을 갖기까지는 금리 인하가 적절하다고 기대하지 않는다"며 최근 몇 달간 목표 달성을 위한 추가적인 진전이 없었다고 밝혀 금리 인하 시점은 불투명해졌다.
연준은 또 "6월 1일부터 월별 국채 상환 한도를 월 600억 달러에서 250억 달러로 축소해 보유 증권의 감소 속도를 줄일 것"이라면서 "주택저당증권(MBS)에 대한 월 상환 한도는 350억 달러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양적 긴축' 속도를 조절해 금융기관이 예비 자금 부족 현상을 겪지 않도록 하는 조치다. '양적 긴축'은 연준이 보유 중인 채권을 매각하거나 만기 후 재투자하지 않는 식으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것을 가리킨다. 양적 긴축 속도를 늦추면 시중 유동성 흡수가 감소하기 때문에 금리 상승 압력도 줄어들게 된다.
연준은 미국 경제가 견조하게 팽창하고 있으며 고용시장은 강하고 실업률은 낮다며 기존 평가를 그대로 유지했다. 파월 의장은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을 밑도는 1.6%에 그쳤지만 민간 내수가 3.1% 성장한 것이 더 나은 경제 지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