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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항재로 야생화 취재를 나서자 태백시청 문화해설사인 김상구씨가 “거긴 바람 불면 추울 텐데 바람막이 안 가져 왔냐”고 물었다. “에이 한여름인데 뭘 그런 걸”하며 말을 가로 막았다. 막상 차를 타고 언덕길을 올랐더니 바람도 세고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다. 숲에 들어서니 금새 바람막이가 왜 있어야 하는 지 몸이 먼저 반응을 했다.
태백은 시청이 있는 자리가 해발 800m에 달할 만큼 높아 하늘과 좀 가까운 동네다. 요즘 함백산과 만항재는 물론 금대봉~대덕산까지 야생화가 지천이어서 벌과 나비들의 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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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백산과 만항재는 금대봉~대덕산의 야생화와 함께 태백의 야생화를 대표하는 명소다. 금대봉~대덕산이 사전에 신청을 해야 하고, 최소 4시간은 걸어야 하는 것에 비하면 함백산과 만항재는 승용차를 길가에 잠깐 세워두고 편안하게 꽃을 감상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함백산(1,572.9m)은 한라산(1950m), 지리산(1915m), 설악산(1708m), 덕유산(1614m), 계방산(1577m)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6번째로 높은 산이다. 설악산, 오대산을 거쳐 태백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주능선에 자리하고 있어 그 웅장함과 기상 또한 남다르다. 남쪽으로 태백산, 북쪽으로 금대봉과 매봉산, 서쪽으로 백운산, 두위봉, 장산 등 대부분 1400m 이상의 고봉준령으로 둘러싸여 산세가 거대하고 웅장한 백두대간의 위용을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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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항재 주차장에 내리면 야생화 속에 일단 들어온 셈이다. 이제 막 자태를 숨기는 범꼬리부터 노루오줌, 동자꽃, 하늘나리 등이 길가에 하늘거린다.
등산로에 들어서면 동자꽃, 요강나물, 할미밀망, 산꿩의다리, 개병풍, 눈개승마, 딱지꽃, 물양지꽃, 터리풀, 짚신나물, 조록싸리, 벌노랑이, 짚신나물, 쥐털이슬, 돌바늘꽃, 개구릿대, 큰까치수염, 두메갈퀴, 석잠풀, 마타리, 초롱꽃, 여우오줌, 두산솜방망이, 솔나리, 하늘나리, 산제비난, 타래난초 등 정겹고 미려한 수 많은 야생화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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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분동재에서 시작해 분주령(1080m), 금대봉(1418m), 대덕산(1307m)을 거쳐 한강발원지인 검룡소로 이어지는 능선은 우리나라 최고의 야생화 군락지다. 특히 대덕산은 정상을 뒤 덮는 범꼬리로 인해 여름 야생화 군락의 제왕으로 꼽힌다.
카메라만 있으면 누구라도 이 멋진 화원을 담아 보석처럼 아름답고 누이처럼 수수한 야생화들의 주인이 될 수 있다.
수많은 야생화와 함께 천연기념물인 하늘다람쥐, 참매를 비롯해 대륙목도리담비, 오소리, 고라니, 청솔모, 방패벌레, 그림날개나방, 꽃등에, 맵시벌 등 다양한 동물들이 함께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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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트레킹 코스는 10월31일까지 출입이 가능하다. 최소 4일 전에 생태탐방 신청을 인터넷(태백시청 관광홈페이지>태백산>태백생태탐방>대덕산 금대봉 생태 경관보전지역>사전예약제 신청하기)으로 해야 한다. 탐방가능인원은 1일 300명이며, 단체예약은 받지 않고 한 사람이 최대 5명까지 신청할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은 태백에서 음식점, 모텔 등에 사용한 영수증이 7000원을 넘으면 그것으로 대체해도 된다. 태백시청 환경보호과(033-550-2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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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은 날씨가 서늘해 바람막이 정도는 하나 가져가는 게 좋다. 승용차를 타고 야생화 탐방에 나섰다면 다시 돌아와야 하는 수고스러움이 있어 코스를 잘 잡아야 한다.
태백산은 꼭 겨울에만 가야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려도 좋다. 한여름 태백산에서 보는 푸르른 주목과 운해는 장관을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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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시내 황지동에 있는 태백닭갈비(033-553-8119)에 가면 전통 태백닭갈비 맛을 느낄 수 있다. 상장동에 있는 강산막국수(033-552-6680)는 수육과 함께 먹음직스런 막국수를 내준다. 감자부침도 입맛에 착착 달라붙는다.
첩첩산중인데도 생선을 조리하는 식당이 유독 많아 이채를 띤다.
숙소는 태백시내에 호텔과 모텔들이 늘어서 있어 극성수기를 빼면 방을 잡기가 힘들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