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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두 명의 낙농업자와 같이 300마리의 젖소를 사육하고 있다. 2014년에는 우유 한톤 당 500위안(8만7000원)에 도매점에 팔렸지만 올해 1월 1일부터 도매점은 그에게 더 이상 우유가 필요하지 않다고 통보했다. 그는 “젖소를 사육한 지 40년이 되었지만 이런 상황(우유 가격 폭락)은 처음”이라고 했다.
#. 다 접고 소나 팔자고 했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다. 2014년 12월 초 젖소 한 마리의 가격은 1만 5000위안(260만9000원)부터 1만 8000위안(313만원)수준이었지만 지금은 1만 위안(174만원)까지 내려갔다. 광동성 판위시 밖에 훼저우시 보루현에 사는 송 씨는 수 백 마리의 젖소를 팔았지만 나머지 600마리의 젖소가 팔리지 않아 매일 짠 우유를 버릴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는 1월 1일부터 매일 7~9톤의 우유를 버리고 있어서 하루 4만 위안(800만원)의 경제적 손실을 입고 있다. 손실액에는 젖소를 사육하는 비용은 포함되지도 않았다.
#. 설날을 앞두고 광저우 시에 있는 많은 마트에서 우유 기업들이 서로 경쟁적으로 자사 제품의 가격을 내렸다. 한 마트 직원은 설날을 앞두고 어떤 우유 회사에서는 원 가격보다 10%~30% 정도 싸게 제품을 팔았다고 전했다. 다른 우유 회사도 소비자에게 선물을 주고 포인트를 많이 적립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팔고 있었다.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우유 대란’의 단면이다. 중국처럼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원유(原乳) 가격이 반토막 나면서 이런 모습은 다른 나라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영국에서는 늘어나는 생산 비용에 비해 터무니 없이 낮아진 우유가격 때문에 “우유가 물보다 싸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영국 가디언은 12일(현지시간) 과잉 책정된 우유 가격 때문에 영국의 최대 유제품 회사가 낙농가에 지불을 지연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축산협동조합이 소유한 유제품 회사 ‘퍼스트밀크’는 지난 2014년 세계 낙농산업에 대해 “한번도 본적이 없는 변동성의 해”라고 평가했다. 업체 관련자들은 “시장침체가 얼마나 지속될 지 예상할 수 없다”고 비관론에 입을 모았다.
보도에 따르면 전세계 우유가격이 지난 12개월 동안 50% 이상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우유가 물보다 싸졌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로부터의 수입 금지가 시장에서 치즈와 요구르트의 공급 과잉을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의 수요도 예상보다 낮았기 때문에 영국 낙농업은 직격탄을 맞았다고 매체는 분석했다.
그러나 중국의 상황이 훨씬 더 안 좋다. 새해 1월부터 소 팔고 우유를 ‘그야말로 버리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소값은 반토막이 났고, 제조업 및 낙농업 분야의 중심지인 광동 지역에서조차 하루 20톤 이상의 우유가 버려지고 있다. 전 세계의 유제품 수요 향상을 기대해 목장의 개설을 늘렸는데, 글로벌 성장 둔화에 수요가 줄어들면서 동시에 국제유가가 폭락, 중국 원유 생산 원가가 치솟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4년 2월부터 생우유 가격이 10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전년에 비해 6.1% 나 떨어졌다. 새해 들어서 우유 가격은 더욱 떨어지고 있다. 2015년 1월 첫째주전국 주산지 생우유 가격은 kg 당 3.67위안(한화 64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4%나 폭락했다.
광저우 시 낙농업 협회 관계자는 전 세계 주요 신흥 국가들이 우유 제품의 수요에 대해 낙관하고 젖소 사육농장을 대폭 확대함에 따라 원유의 공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실제로는 올해부터 중국, 인도, 중동지역에 있는 국가들이 경제 침체의 영향으로 우유에 대한 수요가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전세계의 원유시장에서 공급과잉 현상이 발생했고, 국제 원유 가격은 계속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