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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중국철강시대, 대한민국 철강업계 커지는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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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일 기자

승인 : 2015. 02. 21.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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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 고로
철강업계가 글로벌 경기침체로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국내 철강업계는 살아남기 위한 묘수를 찾기 위한 노력에 매진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렇다 할 대책을 찾아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국내 철강업계는 ‘더 얻기 위한 것’보다는 ‘더 잃지 않기 위한 노력’이 일상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세계 경제 자체가 주춤하는 영향도 있지만 국내 업체들이 가장 근심어린 눈으로 주시하고 있는 것은 역시 중국이다. ‘중국철강시대’를 만들어 낸 지난 10여년간의 변화는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들며 글로벌 톱티어(top tier)로 인정받고 있는 포스코마저 어려움에 빠뜨리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들을 만나면 가장 많이 듣는 것은 “중국이 걱정이다”라는 말이다. 이미 국내 시장은 중국산 철강재가 주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건설·조선 등 대표적인 철강 수요처에서는 중국산 제품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공공연히 다 알려진 사실이다.

중국내 철강공급과잉 현상은 현재 글로벌 철강 경기를 침체로 이끄는 원인이 됐다. 더욱이 중국조강생산량은 날로 늘어나고 있고 수출량 또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전세계 조강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의 행보에 전세계 철강업계가 좌지우지 되는 것은 이미 당연해 진지 오래다.

지난해 세계 철강업체들의 조강생산량은 16억6200만톤으로 이중 중국은 8억2270만톤을 생산했다. 일본과 미국이 각각 1억1070만톤과 8830만톤, 인도와 한국이 8320만톤과 7100만톤을 기록했다. 국내 업체들이 생산하는 철강재는 전세계 조강생산량의 4.3%뿐이다.

반면 중국은 2000년이후 꾸준히 생산량을 늘리며 세계 최대 철강생산국가로 변화했다. 글로벌 10만톤 시대를 연 것 역시 중국의 성장으로 시작됐다.

중국 생산량의 증대는 곧 더 많은 철강원료가 필요하다는 의미였다. 그 결과 국제 철강 원료시장은 메이저 원료사들이 주도하는 ‘공급자 시장’으로 변화했고, 국제 원료가격 상승이라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런 변화는 전량 원재료를 수입하는 국내업계에게는 악재일 수밖에 없었다.

중국의 생산 증대는 경쟁에서 뒤지지 않으려는 다른 국가들을 자극했고, 이는 과도한 설비증설에 따른 과잉공급을 만들어 냈다. 중국이 주도한 설비증설 영향은 현재 5억톤에 달하는 규모의 과잉설비 능력을 낳았다.

중국의 과잉생산여파는 중국경기 침체로 더욱 가중됐다. 내수 경기 침체로 과잉생산된 철강재가 해외로 밀어내기식 수출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철강 수출 증가율(전년대비)이 30%를 넘긴 달만 아홉달이나 됐다.

1월 37.6%, 4월 35.9%, 5월 48.9%, 6월 33.6%, 7월 56.5%, 9월 73.2%, 10월 68.6%, 11월 94.4%, 12월 89.4%를 기록했다. 이 이외의 달에도 두자릿수 증가율은 유지됐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한해 중국의 총 철강재 수출량은 9393만톤으로 2013년대비 50.7%가 늘어났다. 판재류와 봉형강류의 증가세는 58%와 67.2%에 달했다.

올해도 이런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중국 철강제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22.2% 증가한 68억5000만달러(약 7조5700억원)를 기록하는 등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두 자릿수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의 철강재 수출 증대는 국내시장에 큰 타격을 입히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중국산 철강재의 국내 시장 점유율(명목소비 대비 수입산 비중)은 24.1%다. 컬러강판 34%를 비롯해, H형강 33.5%, 선재 31%, 강관 12.4% 등 급격한 속도로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국내업계가 중국발 위협을 타개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는 자동차 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해 중국 업계가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는 점이다. 허베이강철·바오산강철·안산강철과 같은 기업들이 자동차용 강판을 비롯해 에너지용 강관 등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위한 투자와 시설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포스코 등이 집중 공략하고 있는 동남아 시장으로의 진출도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업계는 이미 바오산 등 중국 메이저 철강사들의 기술력은 이미 포스코 등 국내 업체들과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평가하고 있다. 중국 철강산업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은 2009년 1.2%에서 2011년 1.57%, 2012년 1.54%로 상승하며 신강종 개발등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중국의 적극적인 공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국내 업계가 이에 대처할 만한 수단을 찾기 힘들어 보인다. 지난해 중국산 제품의 공세 등의 여파로 원가절감에 집중해 손실을 최소화하는데 집중했던 국내 업계는 올해도 그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성장 동력을 찾고 핵심 수익원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지만 이런 노력의 결과가 각 기업의 핵심수익원으로 자리잡는 시간이 더 필요한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중국의 대규모 물량 공세는 더욱 속도를 내고 있어 수익원 발굴이 마무리 될 때 까지는 어떻게든 버티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업계의 우려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하고 그를 통해 수익원 안정화를 만들려는 노력은 국내 업계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라며 “중국으로 철강시장이 종속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각 업계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 해결하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도 국내 철강업계는 험난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어보인다. 모든 산업의 근간이 되는 철강산업이지만 현재의 상황은 특단의 해결책을 마련하지 않는 한 기업의 존폐에 대해 우려해야 하는 상황까지 치닫고있다. 어쩌면 수익창출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가 현실로 다가왔는지도 모른다.

철강업계는 지금 이순간에도 중국철강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묘수를 찾아내는데 주력하고 있다. 각 기업들의 이런 노력이 철강업계 전체의 생존의 묘수가 될 것이라는 희망이 현실이 되길 기대해 본다.
박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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