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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재 이곳 사무실에는 정 내정자가 아닌 고재호 대우조선 사장이 머물며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아직 대우조선의 대표이사의 역할을 하고 있는 고 사장이 정 내정자에게 본사 대표이사 사무실을 양보한데 따른 것이다.
고 사장은 이달 초부터 본격적으로 대우조선에 출근해 사업전반을 점검하고 있는 정 내정자를 위해 자신이 누릴 수 있는 권리를 내려 놨다. 조선업계 선배에 대한 예우 뿐 아니라 대표이사 선임 건으로 수개월의 경영공백을 최대한 빨리 메우기 위한 결정이었다.
1955년생인 고 사장과 1950년생인 정 내정자는 고향이나 학벌로 엮여 있는 관계는 아니지만 한 때 동고동락하며 대우조선을 키워 온 선후배이자 동료였다. 정 내정자가 대우조선 사장과 회장으로 재직할 2001년부터 2006년까지 고 사장은 선박사업 1담당 임원을 거쳐 거제조선서 인사 담당 전무로 근무하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고 사장은 산은이 대우조선 대표이사 선임 행보가 지지부진 할 당시에도 현장을 누비며 대우조선의 성장에 집중했다. 고 사장은 대표이사 임기가 만료된 후 권한대행을 시작했을 당시에도 조직 개편을 실시하는 등 대우조선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 왔다.
지난 2일부터 9일에는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해양기술박람회(OTC)에도 정 내정자와 함께 참석해 글로벌 선주사들과 만나는 등 현장경영 뿐 아니라 포괄적인 경영 및 업무 인수인계를 하는 등 정 내정자가 대우조선의 상황을 조금 더 빨리 파악할 수 있게 지원을 아끼지 않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업계가 고 사장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리는 것은 지난해 조선경기 침체에도 수주목표를 달성하고 노조와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며 조직원간의 간극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던 것 뿐만 아니라 조직을 생각하는 모습이 배가 됐기 때문일 것이다.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퇴임식을 앞두고 있는 고 사장은 지난 3년간 대우조선을 키워왔다는 자부심과 ‘떠나는 사람은 조용히 간다’는 ‘비조불탁수(飛鳥不濁水)’의 마음으로 대우조선의 더 큰 성장만을 기원하고 있는 듯 하다.
이제 ‘대우조선 성장’이라는 공은 정 내정자에게 넘어갔다. 정 내정자에게 아직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지만 조선업계 선배를 믿고 옷을 벗는 후배의 마음에 자신의 열정을 합쳐 더 나은 대우조선으로 성장 시키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