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여파·수출 부진 등에 발목
정부 "급한 불부터 끄자" 고육지책
|
재정적자를 감수해서라도 경기침체라는 급한 불부터 끄고 보겠다는 의도를 밝힌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재정을 투입해 경기를 끌어올리는 정책 수단은 한계에 봉착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흔들리는 국가 재정
정부의 재정 상황은 여의치 않은 게 사실이다.
우선 수입에 비해 지출이 많은 구조로 인해 재정적자는 50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8월 재정동향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누계 총수입은 186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총지출은 210조3000억원에 달했다.
이로 인해 통합재정수지는 23조9000억원, 관리재정수지는 43조6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번 정부 예산안으로 재정수지 악화는 가중될 전망이다.
기재부 분석 결과 전년에 비해 3% 증가한 예산으로 인해 재정수지는 0.2%포인트 악화될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추세로 간다면 국내총생산(GDP)대비 재정수지 적자 비중이 머지않아 3%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가채무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다다르고 있다. 지난해 530조5000억원이었던 전체 국가채무가 추가경정예산 등 원인으로 인해 눈덩이처럼 불어 올해 말 58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이로 인해 GDP에서 차지하는 국가채무는 37.5%에 근접하고, 내년에는 40.1%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로서 재정적자와 국가채무의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수단이 마땅치 않은 게 정부로서는 고민이다. ‘경기활성화→기업·국민 소득 증가→정부 세입 증가’의 선순환 구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어 세수 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재정수지 악화보다 경기활성화 우선
실제로 국내 경기 상황은 여의치가 않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직격탄을 맞았던 내수가 다소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하지만 수출 부진으로 정상궤도로 올라서지 못하는 형국이다.
기재부의 ‘최근 경제동향’에 따르면 7월 중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는 메르스 영향에서 회복되면서 전월대비 각각 1.7%, 1.9% 증가했지만, 8월 중 수출은 유가 하락 및 시추선 인도 연기, 임시공휴일에 따른 조업 감소, 톈진항 폭발 등 요인으로 전년동월대비 14.7%나 감소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예산안 관련 브리핑에서 “산업생산과 설비, 건설투자 등이 최근 2개월 연속 증가하고, 소비가 반등하는 등 내수 중심으로 2분기 부진에서 다소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수출 부진이 지속되면서 경기회복세가 공고하지 않아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주요 선진국의 경기회복세 둔화,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 등 하방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는 것도 정부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정부가 내년 예산을 확대 책정한 ‘고육지책’을 꺼내 든 것은 재정적자와 국가채무의 걱정에 앞서 어떻게 해서든지 우선 경제를 살리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최 부총리는 “국가채무가 늘어나는 부분에 대해서 재정당국으로서 걱정이 없을 수는 없지만 경제가 어려울 때는 단기간에 재정수지 악화를 감수해서라도 경기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정부의 이 같은 재정투입 정책에 대해 재정건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오종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경기가 워낙 안 좋으니 (재정확대를)할 수 없이 하는 것이지 국가채무가 적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